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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투더 블루 투어기 (발리)_이은주

사진 조인호/몰라몰라(크리스탈베이)


다른 곳? No! 발리, 여기면 충분하다.

꼭 1년 만에 떠나는 해외 다이빙 투어였다. 이번 다이빙 사이트는 인도네시아 ‘발리’. 우리나라 동해와 필리핀에서의 다이빙 경험이 전부인 나에게 있어 발리는 약간은 생소하고 두렵기까지 하다. 다이빙도 투어도 너무 오랜만이라 사실 큰 기대는 없다. 투어 일정(6일간의 다이빙과 일주일의 자유여행)이 꽤 길었지만, 여행준비도 허술하다. 같이하는 멤버들을 그냥 믿고 따르기로 한다. 그래서인지 투어를 떠나는 당일이 되어서도 잘 실감나지 않았고, 발리에 도착해서 조차 ‘물속에 들어가야 실감이 날까?’하는 생각이 머릿속을 계속 맴돈다. 인도네시아에는 32개의 주가 있고 1만3천6백여 개의 섬이 있다. 그 수많은 섬들 중 하나인 발리. 수도는 덴파사르. 힌두교의 이색적인 문화를 가진 발리는 신들의 섬이라 불리는 만큼 아름답고 다양한 천혜의 자연 경관을 자랑한다. 수 많은 리조트와 호화로운 풀 빌라 시설 덕에 신혼여행지로도 잘 알려져 있다. 쿠타 비치(Kuta Beach)의 파도는 세계 3대 해변으로 꼽히는데, 전 세계의 서퍼들이 파도타기 실력을 뽐내기 위해 매년 이 곳을 찾는다. 그러나 육지의 아름다운 경치도 아름다운 파도도 다이버에게는 관심 밖의 일. 다이버에게 있어서 발리는 개복치(영어명; Ocean Sun fish, 라틴어; Mola Mola)를 직접 볼 수 있다는 점, 그리고 개복치뿐만 아니라 다양한 마크로 생물과 산호의 아름다운 비경도 함께 접할 수 있다는 점에서 그 어디에도 뒤지지 않는 다이빙 사이트이다.한국에서 적도를 지나 7시간을 날아가 도착한 발리 덴파사르 공항. 8월은 건기라 그런지 바람이 시원하다. 밤 늦은 시간에 도착한 터라 다들 서둘러 차량에 짐을 싣고 바로 숙소로 이동했다. 3일간 사누르에서 머무르게 될 Puri Sindhu Mertha(http://sindhumertha.com/suite/index.html)까지는 공항에서 차편으로 20여분이면 도착하는 가까운 거리. 새벽이라 어두웠지만, 거리는 정갈하고 깨끗한 느낌이었다.우리와 6일간의 다이빙을 함께 한 (www.baliscuba.com)는 5스타 등급의 PADI 다이브 센터이다. 깔끔하고 안전한 다이빙 스케줄 진행이 무척이나 마음에 드는 숍이다. 사실 발리 해변은 꾸따 비치의 파도를 제외하고는 푸르고 아름다운 바다색을 기대했던 나에게는 많이 실망스러웠다. 우리나라 서해 썰물 때의 모습 같다고 할까? 그렇지만, 다이버에게 물 밖의 경치는 중요치 않지! 발리에는 여러 다이빙 포인트가 있지만, 이번 투어는 누사페니다의 만타포인트와 크리스탈베이, 그리고 뚤람벤과 빠당베이 주변의 다양한 포인트에서 진행되었다.


만타포인트
첫 다이빙이라 많이 설렌다. 입수 전 난 우리 일행들에게 “만타 2마리! 지금 밑에 있을 거야!”라고 한 마디 던진다. 차례로 입수를 시작, 물 밑은 많은 부유물로 물이 뿌옇지만 시야는 좋은 편이라 다행이다. 수심 10m 정도의 깊이에 테라스가 넓게 펼쳐져 있고, 적당히 빛이 들어온다. 여러 후기에서 보았던 장면이구나! 세 팀으로 나눠 진행하는 다이빙이라 각자의 가이드를 따라 천천히 이동한다. 시간이 얼마나 지났을까? 입수 후 고작 5분여 남짓 저 멀리 시꺼먼 무언가가 눈 앞으로 다가온다. 만타레이다. 이럴수가!!! 필리핀 술루씨 투바타하에서 본 빠른 조류를 거스르며 급히 지나가는 만타와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만타는 그 우아한 자태를 뽐내며 유유히 우리 쪽을 향해 다가왔고, 이내 우리 팀 버블소리에 놀라 방향을 튼다. 큰 날개를 펄럭이며 날아가는 만타의 모습이란! 입수하자 마자 나타난 만타에 우리는 정신이 없었지만, 너무 신이 났다. 그렇게 입수 하자마자 첫 번째 만타와 조우하고 계속 다이빙을 진행했다. 20분쯤 지났을까? 또 다시 저만치에서 지나가는 만타를 목격! 이번 만타는 뒤를 보니 꼬리가 없다. 무슨 사연일까? 꼬리가 잘린 듯 보여 애처롭다. 나는 아니지만, 일행 중 몇몇은 블랙만타도 목격하였다고 한다. 아! 여기 저기서 출몰하는 만타라니! 만타포인트, 정말 이름값 하는구나!!

꼬리없는 만타(만타포인트) 사진 이은주


크리스탈베이
크리스탈베이는 발리 다이빙의 백미라 할 수 있는 개복치와 만남이 가장 기대되는 포인트이다. 크리스탈베이 수심 10여 m 지점은 평평한 슬로프 지형이고, 그 아래로는 깊은 수심의 월이 연결되어 있다. 개복치가 많이 출현한다는 클리닝스테이션은 월이 꺾이는 지점이어서 조류가 꽤나 센 곳이다. 우리는 크리스탈베이에서 매 회 다이빙마다 2번 가량 개복치와 만날 수 있는 행운을 얻었다. 평소 깊은 수심에서 나타난다는 개복치가 15~20m 지점에서 나타나 20분 이상을 우리와 함께 해 주었다. 나중에는 공기가 떨어져 개복치를 뒤로하고 상승하는 상황까지 벌어졌으니 그 상황이 상상이나 되는가! 이곳에서는 개복치뿐만 아니라 무한 시야와 화려한 산호 밭에서 노니는 수 많은 어종을 질리도록 잔뜩 감상할 수 있었다.



몰라몰라(크리스탈베이) 사진 정문선


스팅레이(크리스탈베이) 사진 조인호


길리밈팡과 길리테베콩
누사페니다에서 제트보트로 30여분 정도면, 길리 밈팡과 길리 테베콩 지역이다. 필리핀에서는 볼 수 없었던 화려한 새우류와 다양한 어종이 건강한 산호와 어우러져 매우 아름다운 풍경을 만들어낸다. 길리 밈팡에는 생각지도 않았던 자그마한 난파선이 있었는데, 그다지 볼거리는 많이 없었다. 그래서 가이드가 브리핑 안 했었나? 하는 생각이 든다. 만타포인트와 크리스탈베이에서 3일간의 일정을 무사히 마치고 사누르에서 차편으로 2시간 남짓 달려 향한 곳은 뚤람벤. 남은 3일의 일정은 이 주변에서 진행했다. 사누르에서는 보트에 다이빙 3회분 공기탱크와 점심도시락을 싣고 오전 2회, 점심 후 1회 다이빙을 끝내고 숙소로 돌아왔지만, 이 곳에서는 비치다이빙. 숙소에서 5분 정도 걸어가면 자갈이 넓게 펼쳐진 비치가 나오는데 거기서 포인트 쪽으로 입수한다. 장비를 다 챙겨 메고 걸어 들어가는 비치다이빙이 나에게는 썩 달갑지 않다.

갑오징어(길리밈팡) 사진 이은주


프로그피시(길리테베콩) 사진 이은주


US리버티
US리버티 다이빙의 시작은 범프헤드 피시(Bump Head Parrot Fish, 일명 버팔로 피시) 무리가 맞이해 주었다. 아침 일찍 서둘러야 만날 수 있다는 이들은 난파선이 놓인 수심 5m 지점의 모래밭에서 만날 수 있었는데, 수 십 마리의 범프헤드는 다이버들이 다가가자 귀찮다는 듯 일제히 움직이기 시작했는데 그 모습이 매우 웅장하다. 한 켠에 쥐 죽은 듯 조용히 있는 자이언트 바라쿠다 한 마리. 더 가까이 다가가 사진으로 담고 싶지만 날카로운 하얀 이빨을 드러낸 바라쿠다의 위엄있는 모습에 이내 압도 당하고 만다. 범퍼헤드와 바라쿠다를 뒤로 하고 렉 쪽으로. 길이 120m, 폭 60m의 난파선이 얕게는 수심 5m 지점부터 깊게는 35m 정도의 깊이까지 거대한 자태를 뽐내며 뻗어있다. 가이드는 거대한 대포와 총을 볼 수 있다고 설명하지만, 막상 물속에서 수 십 년을 버티면서 그 모양이 많이 변형되어 이제는 오히려 평범한 인공짬 같은 모습이다. 또한 난파선 길이가 워낙 길고 시야가 좋지 않아, 한눈에 그 모습을 다 담아낼 수 없어 아쉽다. 곳곳이 변형되어 그 모습을 잘 알 수는 없었지만, 규모만큼은 정말 어마어마했다.

사진 조인호/범프헤드 패롯피쉬(US 리버티)

조항태 /피그미해마(US 리버티)

빠당베이에서는 주로 Coral Garden과 하우스리프에서 다이빙을 진행했다. 우리는 이곳에서 리본일과 파이어 고비(그것도 네 마리를 한꺼번에!)를 만날 수 있었다. 빼곡히 들어 찬 건강한 산호밭의 고기떼들이 인상적이었지만, 다이빙을 마무리 할 때까지 할리퀸 쉬림프를 만나지 못한 것이 조금은 아쉽다. 다이빙 초반에 그렇게 보고 싶던 만타와 개복치를 실컷 봐서인지 다이빙 후반은 뇌리에 진하게 남지 않는 것 같다. 참 편하게 아름다운 곳에서 다이빙 했다는 그 느낌이 참 좋다. 다이빙의 세계에 입문하고 지금까지, 4년이 넘는 시간 동안, 우리나라 동해의 여러 포인트와 필리핀에서 주로 다이빙을 했다. 투어를 다니면서, 다이빙이란 끊임없이 공부하고 노력해야 하는 분야임을 분명 알고 있으면서도, 그간의 나에게는 큰 자극이 되지 않았다. 하지만, 발리는 분명 달랐다. 투어 내내 이제까지의 내 다이빙 투어를 다시 돌아보게 만들었고, 나를 더 발전시켜야 한다는 생각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는다. 발리의 수 많은 다이빙 포인트들 중에서 고작 극소수의 몇 개 포인트에서 다이빙 했을 뿐인데, 이번처럼 많은 생각을 한 적은 없었다. 더 많이 공부하고, 더 나은 스킬들을 습득하고, 그리고 더 나은 장비들을 갖춰야 한다는 욕심이 생긴다.



조항태 /잭피쉬(US 리버티)

6일간의 다이빙 일정이 모두 끝나고 우리는 다시 사누르로 돌아왔다. 서퍼들의 천국 꾸따 비치에서 서핑을 하거나 쇼핑을 원 없이 즐겼다. 누사두아의 고급 리조트에서 한가로이 리조트 라이프를 즐기며 맛있는 레스토랑을 찾아 먹는 즐거움을 만끽했다. 우붓에서 급류타기 래프팅도 체험했다. 나머지 일정은 다이빙이 아닌, 일반 관광으로 시간을 보냈다. 중간중간 다이빙 생각이 났지만, 그 일정만으로도 남은 시간은 턱없이 부족했다. 다채로운 경험을 할 수 있는 발리는 더 이상 말이 필요 없는, 그런 곳이었다. 발리에서 다이빙과 여행을 함께 경험 한 사람이라면 그 다양하고 아름다운 매력에서 쉬이 헤어나오지 못할 것이다. 발리, 여기면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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