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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트립과 리브어보드로 즐긴 코모도 다이빙 _김현덕 기자


다이버들 사이에서 저스티나라는 별명으로 유명한 파워블로거 김주영 강사를 알게 된 이상, 이번 여름 코모도에 가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었다. 본지 2012년 1월호에 코모도에 관한 기사를 실었던 김주영 강사는 누구보다 인도네시아를 사랑하는 다이버이다. 다이빙이 좋아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1년간 다이빙 여행을 했고, 인도네시아가 좋아 교환학생으로 인도네시아 족자카르타에 갔다는 그녀. 많은 다이버들이 김주영 강사를 통해 코모도와 인도네시아 다이빙을 직간접적으로 경험하고 있다. 저스티나의 끊임없는 애찬론에 이미 다녀온 듯 익숙하게 코모도의 모습을 상상할 수 있었던 필자는 지난 8월 드디어 그곳을 찾았다. 그리고 들었던 것보다, 상상했던 것보다 더 아름답고 더 경이로운 모습에 감탄을 멈출 수 없었다. 저스티나의 기사 타이틀인 "쉴 새 없이 쏟아지는 감탄의 연속, 코모도"라는 말을 실감했던 순간이었다.

    
사진 김현덕/바투 사분(Batu Sabun)의 테이블 산호와 안티아스 무리



사진 김현덕/와아닐루(Wainilu)의 고스트 파이프피시 한 쌍리

인도네시아는 1만 3,000여 개의 크고 작은 섬들로 이루어진 세계 최대의 도서국가로 지질학적으로 유라시아판, 필리핀판, 인도판이 맞닿는 지역에 위치한다. 인도네시아를 생각하면 울창한 열대 정글을 떠올리기 쉽지만 코모도의 지형은 그와는 사뭇 다르다. 호주에서 불어오는 건조한 계절풍의 영향으로 황토색의 건조한 사바나 지형이 펼쳐지기 때문이다. 배를 타고 이동을 하면서 보는 주위의 풍경은 파란 바다 위에 떠 있는 바싹 마른 노란 땅 뿐이어서 이전에 어디에서도 보지 못한 생경하고 이국적인 느낌을 받게 된다. 필자가 코모도에 다녀온 8월은 건기의 한가운데였다. 코모도는 4월부터 11월까지가 건기이고 12월부터 3월이 우기이다. 우기가 되면 황토색 대지가 풀들로 뒤덮인 초록색이 된다고 한다.

사진 Hohere/코모도 섬과 리브어보드 보트

코모도 북부와 남부
코모도 국립공원의 다이빙 포인트는 남부와 북부로 나뉘는데 남부와 북부는 다이빙 환경이 서로 상이하게 다르다. 코모도 북부는 플로레스 해와 반다 해의 영향을 받는 수온 27~28℃, 평균시야 25~35m의 전형적인 열대바다인 반면, 남부는 인도양 한류의 영향으로 북부보다 수온이 훨씬 낮고 플랑크톤이 많아 시야가 좋지 않다. 수온은 21~26℃, 시야는 10~15m 정도이다. 대신 플랑크톤을 주 먹이로 하는 대형 어종을 볼 수 있는 확률이 높아진다. 만타를 예로 들면 남부의 만타 앨리의 만타가 북부의 만타 포인트의 만타보다 훨씬 크기가 컸고 개채 수도 더 많았다. 북부와 남부는 다이빙 시즌에도 차이가 있는데 일반적으로 코모도 다이빙에 가장 적기라고 여기는 7~8월이 북부 다이빙은 베스트 시즌이지만 남부 쪽은 계절풍의 영향으로 다이빙이 자체가 불가능한 경우가 잦다. 남부의 베스트 시즌은 북부 지역의 우기에 해당하는 11월에서 2월이다.

강동우/만타포인트의 만타


Hohere/코모도 다이빙 포인트 맵


데이트립과 리브어보드
코모도 다이빙을 즐기는 방법은 크게 데이트립과 리브어보드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코모도 섬 내에서는 숙박을 할 수 없기에 때문에 데이트립의 경우 가장 가까운 항구인 라부안바조에 머물면서 매일 코모도 섬으로 오가야 한다. 리브어보드의 경우 발리에서 출발하는 것과 라부안바조에서 출발하는 것이 있다. 발리 출발의 경우 라부안바조까지 비행기를 한 번 더 타야하는 번거로움을 줄일 수 있지만 발리에서 코모도까지 하룻밤은 꼬박 이동을 해야 한다. 리브어보드의 경우 배의 컨디션과 일정에 따라 가격의 편차가 매우 크다. 3일 일정의 55만원부터 6박 7일의 300만원 정도까지 다양하니 원하는 일정과 예산에 따라 선택을 해야 할 것이다. 필자는 Dive KOMODO의 Tatawa 보트를 이용했다. 럭셔리 리브어보드와는 거리가 멀었지만 기본적인 것들은 불편하지 않게 갖춰져 있고 비교적 저렴한 비용으로 이용할 수 있었다.

데이트립, 배 위의 점심 식사


코모도 섬 바다 풍경


사진 김현덕/코모도 남부 피셔맨 포인트의 멍게군체


데이트립의 장점
육지에서 편안히 잠을 잘 수 있다. 깨끗하고 에어컨이 나오는 시원한 숙소에서 콸콸 나오는 뜨거운 물로 샤워를 하며 편안히 지낼 수 있다. 단, 아침 7시에 나갔다가 저녁 7시 쯤 돌아오는 데이트립의 일정상 호텔의 여러 편의 시설을 누리며 편히 쉬기엔 시간이 부족할 수 있다. 필자는 근사한 수영장과 풀 바가 있는 호텔을 이용했음에도 데이트립의 마지막 날 밖에 수영장에 가보지 못했다. 
    
데이트립 단점
이동시간이 길다. 라부안바조에서 코모도 국립공원 북부까지는 편도 약 2시간이 소요된다. 하루 3회 다이빙을 한다고 봤을 때 코모도까지 왕복 이동에 4시간, 포인트 간의 이동에 2시간으로 하루에 6시간은 배로 이동해야 한다. 만만치 않게 긴 시간으로 지루할 수도 있고 체력적인 부담을 느낄 수도 있다. 하지만 동료 다이버들과 함께 하는 배 위에서의 시간을 여유로 생각하고 즐긴다면 오히려 즐거운 시간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피자가 특히 맛있는 Mediterraneo레스토랑 : 음식이 비교적 빨리 나온다.


the Corner 레스토랑 : 여러 종류의핫플레이트가 맛이 있지만 음식이 매우늦게 나온다.


라 프리마 호텔 룸


라 프리마(La Prima) 호텔 전경


리브어보드의 장점
코모도 국립공원의 야간다이빙과 코모도 남부의 다이빙이 모두 가능하다. 해가 떨어지기 전에 라부안바조로 돌아오는 데이트립으로는 코모도 국립공원 야간다이빙을 할 수 없다. 대물로 유명한 코모도이지만 와이닐루(wainilu), 핑크비치(pink beach) 등 훌륭한 먹 다이빙 포인트들도 많다. 야간다이빙을 마치고 수면으로 올라오면, 사방은 온통 깜깜한 가운데 눈이 시리게 반짝이는 별빛이 수면 위로 내려앉는다. 잊지 못할 순간이 될 아름다운 풍경이다. 또 데이트립으로는 거리 상 코모도 남부까지 다녀오기에 무리가 따른다. 북부의 날씨가 좋은 시기에 남부의 날씨는 거칠어지는 것도 남부에 가는 것을 어렵게 만든다. 하지만 리브어보드로는 코모도 남부까지 돌아볼 수 있다. 
    
리브어보드의 단점
일단 육지에서 먹고 자는 것 보다 불편하다. 좋은 리브어보드 보트를 이용한다면 불편함이 덜 하기는 하겠지만 육지의 호텔보다는 편하기 힘들 것이다. 하지만 익숙해지고 나면 그 안에서도 충분히 여유롭게 즐길 수 있다.

사진 김주영/리브어보드 보트 내부




코모도 다이빙
코모도 다이빙을 대표하는 단어들을 꼽자면 다양성, 풍부함, 강한 조류 등을 들 수 있을 것이다. 코모도에는 다른 어떤 다이브 사이트보다 다양한 생명체가 살고 있는데 1,000종 이상의 물고기와 350여 종의 산호가 코모도에 서식한다. 이런 다양성의 이유 중 하나로는 북쪽의 플로레스 해와 남쪽의 인도양에서 밀려오는 강한 해류를 들 수 있다. 이들 해류가 영양이 풍부한 바닷물을 공급해주어 다양한 생물들이 살 수 있게 해주기 때문이다.코모도의 바다는 살아있는, 자연 그대로의 바다라는 느낌을 주었다. 다양한 종류의 많은 물고기들이 역동적이고 활발한 움직임을 볼 수 있었는데 특히 자이언트 트래발리와 푸질리어의 쫓고 쫓기는 사냥은 장관이었다. 보고 또 봐도 질리지 않는 영화의 한 장면 같았다. 코모도 다이빙은 강한 조류가 특징이지만 가이드의 안내에 따라 안전지대에 머물면 크게 위험하지 않다. 리브어보드 일행 중에 로그 20 정도의 초보 다이버들도 있었지만 가이드의 도움으로 무사히 다이빙을 마칠 수 있었다. 하지만 조류를 피하기만 하거나 항상 가이드 뒤에 바싹 붙어 있어야 한다면 코모도 다이빙을 100% 즐겼다고 하기 힘들 것이다. 코모도 다이빙은 어느 정도 조류 다이빙 경험이 있고 자신의 몸을 온전히 가눌 수 있는 다이버에게 추천할만하다. 
    
김현덕/따따와 베쌀(Tatawa Besar)의 리프 스콜피온피시와 글라스피시


양정민/캐슬락에서 자이언트 트래발리와 푸질리어 떼


이창/캐슬락에서 자이언트 트래발리와 푸질리어 떼

김현덕/와이닐루의 누디브랜치


박상원/와이닐루(Wainilu)에서의 야간 다이빙, 프로그피시


이창/핑크 비치의 야간다이빙, 누디브랜치

다이빙 외의 즐길 거리
데이트립 중에는 다이빙만으로도 하루가 꽉 차기 때문에 다른 활동을 하기 힘들다. 하지만 다이빙 마지막 날에는 비행금지 시간 때문에 여유시간이 생기기 마련이다. 유명 관광지가 아니다 보니 즐길 거리가 많지는 않지만 잘 찾아보면 색다른 재미를 느낄 수 있는 곳들이 있다. 
    
린차섬 트레킹
다이빙이 목적인 여행이지만 코모도 왕도마뱀의 유일한 서식지인 코모도에 온 이상 트레킹을 하지 않을 수는 없다. 코모도 왕도마뱀은 코모도 섬과 린차 섬 전역에 걸쳐 서식하는데 침 속의 박테리아로 먹이 사냥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침 속의 박테리아가 맹독성을 띄어 커다란 버팔로도 코모도 왕도마뱀에게 물리면 1주일 내에 죽는다고 한다. 트레킹은 린차섬 북부의 Loh Buaya에서 시작된다. 트레킹 시간에 따라 short, medium, long 코스가 있다. 가장 짧은 short 코스의 경우 20분이 소요된다. 평소에는 느릿느릿 움직임이 거의 없어 보이는 코모도 왕도마뱀이지만 언제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모르므로 항상 가이드의 안내에 따라 안전하게 이동하는 것이 중요하다. 
    
린차 섬으로 들어가는 입구, 로 부아야(Loh Boaya)


트레킹 맵과 가이드

워터파크
La Prima 호텔 앞에 작은 워터파크가 있다. 워터파크라고 해서 거창한 것을 기대하진 마시라. 여기는 인도네시아에서도 외진 곳, 라부안바조이니까. 물 위에 놀이기구를 몇 개 띄워놓은 작은 놀이터라고 생각하면 적당하다. 하지만 즐거운 다이빙으로 업되어 있는 다이버들끼리 수중촬영용 카메라까지 들고 있다면 케리비안베이 부럽지 않게 재밌게 놀 수 있다. 시소, 미끄럼틀, 트렘블린 등이 물에 띄워져 있는데 물때에 따라 발이 바닥에 닿을 수도 있고 닿지 않을 수도 있다. 전자는 조금 더 편히 놀 수 있고 후자는 조금 더 필사적으로 놀게 된다. 
    
파라다이스 클럽
파라다이스는 라부안바조에 있는 유일한 클럽으로 라부안바조 젊은이들에겐 사랑방과도 같은 곳이다. 토요일과 일요일에는 라이브 음악이 연주되는데 밤 12시는 되어야 분위기가 무르익는다. 낮에 다이빙을 도와주었던 스태프들과 또 같이 다이빙을 즐겼던 동료들과 함께 빈땅 맥주를 마시고 신나게 춤을 추며 밤을 즐길 수 있다. 단, 무리한 음주와 피로는 다음 날 다이빙에 영향을 끼치므로 적당한 선을 지켜야 할 것이다. 라부안바조에서의 마지막 밤을 파라다이스에서 보내는 것도 좋은 방법일 것이다.



비교적 이른 시기에 국립공원으로 지정, 관리되어 오랫동안 천혜의 환경을 유지해온 코모도 국립공원이지만 최근 들어 다이너마이트 어획이 문제로 대두되기도 하였고 늘어난 관광객과 다이버들로 인한 변화가 눈에 띄게 보이고 있다. 수년전과는 달리 유명한 다이빙 포인트들은 다이빙 보트로 붐비고 있으며 육지에는 관광객을 위한 시설들이 늘고 있다. 라부안바조 시내에는 작년에는 없었다는 대형 슈퍼마켓이 여럿 들어섰고 우리가 묵었던 호텔을 비롯한 여러 호텔과 고급 레스토랑들이 생겨났다. 아름다운 곳이기에 즐기고자 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그에 따른 편의시설이 생기는 것은 당연한 일이고 우리도 새로 생긴 호텔과 레스토랑에서 편안한 시간을 보냈다. 하지만 마음 한편에서는 갑작스런 변화에 대한 걱정이 떠나질 않는다.코앞에서 날갯짓하던 만타의 우아한 몸놀림과 하늘을 가득 메운 푸질리어 무리와 이를 쫓는 자이언트 트래발리의 격렬한 사냥장면, 바다 위로 떨어지는 태양의 선명하게 붉고 노란 노을, 쏟아질듯 빛나던 별들과 은하수, 만타포인트 근처의 물색이 너무 아름다웠던 해변 그리고 함께 했던 사랑스러운 사람들. 코모도에서의 14일의 시간은 너무나 행복하고 아름다운 시간으로 기억될 것이기에 부디 모두가 코모도의 아름다움을 지혜롭게 관리해서 오래도록 그 축복을 누릴 수 있길 바란다.

사진Hohere/만타 포인트 인근 섬에서의 즐거운 한 때


사진Hohe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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