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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려라, 얼음 세상! 아이스다이빙


동장군이 기승을 부리는 1월이다. 여러분은 어디에서 겨울을 보내고 있는가? 많은 다이버들이 추위를 피해 동남아를 찾기도 하고 스키나 스노보드 등 겨울철 레포츠를 즐기기도 한다. 겨울에 하는 국내 다이빙은 어떨까? 생각처럼 그렇게 춥고 어려울까? 겨울 바다는 시야가 맑고 섬유세닐말미잘이 활짝 피며 다른 계절에는 볼 수 없는 어종을 볼 수 있는 등 여름이나 가을과는 다른 매력을 지닌다. 하지만 겨울에는 바다만이 아닌 강에서 색다른 즐거움을 찾을 수 있다. 강 위로 두껍게 언 얼음을 자르고 그 안으로 들어가 얼음 아래 세상을 구경하는 아이스다이빙. 신비롭고 몽환적인 분위기의 얼음 아래 세상으로 지금 함께 내려가 보자.

아이스다이빙이란?
아이스다이빙은 두껍게 언 얼음을 잘라 입출수 구멍을 만들고 그 구멍으로 들어가 수중 유영을 하고 다시 그 구멍으로 출수하는 다이빙이다. 주로 1~2월에 얼음의 두께가 최소 15cm 이상이 되는 강에서 진행한다. 참가하는 다이버는 어드밴스드 오픈워터 이상의 자격과 드라이슈트 스페셜티 자격증이 있는 것을 권장하나 행사에 따라 오픈워터 다이버의 참여를 더욱 환영하기도 한다. 아이스다이빙은 6명 이상의 팀으로 진행되는데 팀 리더 1명의 지휘 아래 2명의 다이버가 버디를 이뤄 다이빙을 하고 1명의 육상 보조자가 안전줄을 담당한다. 그리고 2명의 구조 다이버가 만약의 사태에 대비한 준비를 하고 있어야 한다.




아이스다이빙, 오해 또는 진실
1. 추운데.. 장비가 얼면 어떻게 해?
아이스다이빙 중에 장비 결빙은 쉽게 일어날 수 있는 문제이다. 호흡기와 BCD에서 결빙이 발생할 수 있는데 결빙이 생기는 원인과 예방법을 알아보자.
다이빙 전 준비 사항
호흡기는 각 브랜드의 동계용 호흡기를 사용하여야 하며 내부에 물기가 있는 경우 결빙이 생기기 쉬우므로 아이스다이빙을 하기 전 날 따뜻한 실내에서 1단계에 연결된 호스를 모두 분리하여 호흡기의 내부를 건조시킨다.
다이빙 준비 중 유의 사항
빠르게 분출되는 공기는 주변의 열을 빼앗고 이로 인해 주변 온도가 급격히 낮아져 결빙이 일어날 수 있다. 이를 예방하기 위해 다이빙 시에는 기온이 영하로 떨어지는 얼음 위에서 탱크 밸브를 열거나 호흡기를 테스트하기 위한 호흡을 하지 않는다.
장비를 모두 착용한 후 얼음 물 속에 몸을 담그고, 마음을 가다듬고, 머리를 물 속으로 집어 넣으면 육상 보조자가 탱크 밸브까지 물 속에 담근 후 밸브를 열어준다. 다이버는 잠시 숨을 참았다가 밸브가 열리면 호흡을 시작하면 된다.
다이빙 중에는?
호흡을 지나치게 급하게 하거나 BCD에 공기를 급격히 넣는 것은 공기의 흐름을 빠르게 하여 결빙의 위험을 높인다. 아이스다이빙 중에는 호흡을 안정적으로 하고 BCD에는 공기를 조금씩 나누어 넣거나 BCD 대신 드라이슈트를 이용해 부력 조절을 한다.




2. 추운 건 싫어! 얼음물 속이라니 너무 너무 너무 추울 꺼야!!
아이스다이빙에 대해 사람들이 가장 두렵게 생각하는 것은 바로 얼음물 속에서의 추위일 것이다. 실제로 아이스다이빙을 하려면 드라이슈트를 입어야 한다는 것이 정설이지만 드라이슈트만큼의 보온력을 자랑하며 내부로 물이 거의 안 들어오는 웻 슈트를 입고 여러 차례 아이스다이빙을 즐기는 모습을 보기도 하였으니 아이스다이빙 때 반드시 드라이슈트를 입어야 한다고 말할 수는 없을 것 같다. 어쨌든 아이스다이빙을 하기 위해서는 충분한 보온을 하여야 하는데 일반적으로 내피를 든든히 입을 수 있는 드라이슈트가 필요하다. 1월에는 필리핀에서도 수온이 25°C 이하로 떨어지곤 한다. 이 정도 수온이라면 필리핀에서도 3mm 슈트로 추위를 느끼게 되는 것이다. 필리핀이라고 항상 3mm 슈트가 충분한 것은 아니라는 이야기다. 얼음물 속이라 추운 것이 아니라 그 수온에 맞는 대비를 못 하였기에 추운 것이 아닐까? 얼음물이라도 충분히 방한을 하면 춥지 않게 아이스다이빙을 즐길 수 있다.
김기자의 아이스다이빙 45분. 무얼 입었길래?
1. 활동성 좋은 드라이슈트: Santi Emotion
2. 따뜻하고 두꺼운 내피: 포스엘리먼트 Halo3D
3. 기능성 내의: 슈퍼피쳐링 라이트 기모
4. 발: 수면양말 + Santi 신슐레이트 삭스
5. 손: 털장갑 2겹 + Santi 드라이 글러브
6. 머리: Santi Elite 5mm 후드

물 밖의 기온은 높았지만 물속에서 수온은 1°C였다. 그 1°C의 물에서 45분 간 다이빙을 했다. 춥다면 금방 나왔을 테지만 첫 30분 간은 거의 춥지 않았다. 물속에 들어간 직후 물에 노출된 얼굴과 후드로 물이 스밀 때까지 짜릿한 느낌이 있었지만 이내 그런 느낌은 사라졌다. 30분이 지난 후부터 손이 조금씩 시려왔다. 45분만에 상승을 한 건 손이 시려 더 이상 사진을 찍기 불편했기 때문이다. 단지 손이 시렸을 뿐 그 때까지도 몸은 춥지 않았다.
충분한 준비를 한다면 아이스다이빙, 춥지 않게 즐길 수 있다!

NEPA 아웃도어 스쿨, 아이스다이빙
지난 1월 4일에서 5일, 강원도 홍천군 서석면 수하리에서 네파 아웃도어 스쿨에서 진행하는 아이스다이빙이 열렸다. 첫째 날인 4일에, 아이스다이빙 이론 교육과 장비 사용법, 주의사항에 대한 교육을 받은 후 5일에 본격적인 다이빙이 진행됐다. 5일 아침 구불구불한 시골길을 달려 응골말교 아래의 아이스다이빙 포인트로 이동하였다. 다이버들은 계단을 이용해 다리에서 얼음 위로 내려갔고 장비는 크레인을 이용해 옮겼다. 행사의 총감독을 맡은 이원교 트레이너의 지휘 아래, 아이스다이빙 전문가인 홍천 다이빙 스쿨의 차순철 강사가 얼음을 자르고 아웃도어 활동에 능숙한 정문진, 박재석, 박헌영 트레이너의 손길이 닿자 커다란 텐트도 순식간에 뚝딱 자리를 잡았다. NEPA TV, SBS, 경인방송 등 각종 방송매체에서는 아이스다이빙의 현장을 생동감 있게 담기 위해 분주한 움직임이었다. 얼음 구멍 주위로는 일명 "마법진"이라 불리는 방향과 거리를 표시하는 동심원과 화살표를 그렸다.


네파 아웃도어 스쿨과 박재석, 박헌영 트레이너
네파와 중앙일보가 공동 기획하는 네파 아웃도어 스쿨은 트레킹, 릿지 등반, 캠핑, 스쿠버다이빙, 자전거 등 다양한 아웃도어 레포츠를 각 분야 최고의 전문가들에게 직접 배울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스쿠버다이빙 파트는 테크니컬 다이빙으로 유명한 다이버스 리퍼블릭의 박재석, 박헌영 트레이너가 맡고 있다. 2013년 7월 스쿠버다이빙을 시작으로 매 달 하나의 '아웃도어 스쿨'이 진행된다. 이번에 진행된 아이스 다이빙이 7차 교육이었으며 그 동안 진행된 교육은 다음과 같다.
1차: 스쿠버다이빙 / 2차: 익스트림 루어 피싱 / 3차: Island Riding / 4차: 카약 캠핑 / 5차: Ridge Climbing / 6차: Backpacking
매달 홈페이지를 통해 신청을 받아 참가자를 선발하고 모든 교육이 무료로 진행된다. 2월에는 산악 스키 스쿨이 예정되어 있다. 스쿠버다이빙 스쿨은 올 여름에 다시 한번 진행될 예정이다. 소수로 진행되는 교육이고 국내 최고의 전문가들이 강사진으로 활동하는 만큼 선발 경쟁이 치열하지만 구구절절한 사연과 칠전팔기의 정신이면 충분히 뽑힐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네파 아웃도어 스쿨 홈페이지: http://school.nepa.co.kr
다이버스 리퍼블릭 홈페이지: http://www.drx.co.kr

열려라, 마법진??
어린 시절에 보던 애니메이션 <슈퍼 그랑죠>에 나오는 육각별과 두 개의 원으로 구성된 마법진이 기억나는가? 어렴풋한 기억으로는 주인공이 열심히 뛰면서 마법진을 만들고 그 중심에 서면 거대한 로보트가 나와 악당들을 무찔렀던 것 같다. 마법진이 완성되면 화려한 그래픽과 함께 싸움은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고 이야기의 전개는 하이라이트로 치달았다. 삼각형으로 뚫어놓은 입출수 얼음 구멍 주위로 반경 5m, 10m 간격으로 표시한 동심원, 그리고 얼음 구멍의 방향을 표시한 화살표와 직선은 흐릿한 기억 속의 마법진을 떠올리기 충분했다. 하지만 더욱 그런 연상이 된 것은 이 마법진의 중심으로 들어가면 새로운 세상이 펼쳐진다는 것이었다. 신비롭고 아름다운 세상, 신나고 흥분되는 곳, 그리고 그곳으로 들어가게 해주는 장치. 장난 삼아 불렀던 "마법진"이라는 이름이 왠지 의미 있게 다가왔고 더욱 마음에 들게 됐다.


풍~덩! 시원&짜릿&황홀한 얼음 밑 세상으로!
모든 준비를 마치고 드디어 새로운 세상으로 들어가는 삼각형의 모서리에 앉았다. 두터운 내피와 후드, 장갑 등으로 인해 장비를 착용하고 핀을 신고 후드를 정리하는 모든 움직임이 평소보다 둔하고 불편할 수 밖에 없었다. 그러자 주변에서 준비과정을 알아서 척척 도와주었다. 아이스다이빙은 일명 "황제다이빙"이라고도 한다. 평소에는 감히 접근하기도 어려운 트레이너들이 스태프로 참가자들을 세세히 살펴주기 때문이다. 이럴 때가 아니면 언제 트레이너들이 장비 착용을 도와주겠는가? 왠지 조금 으쓱해지는 이런 대접은 아이스다이빙이 아니면 어려울 것이다. 아이스다이빙에 반드시 필요한 팀 리더나 육상 보조자는 본인의 다이빙은 포기한 채 역할에만 집중하는 경우가 많다. 아이스다이빙은 많은 스태프들의 도움과 협력으로 이뤄지는 팀 다이빙으로 경험이 많은 스태프들이 있어야 전체적인 진행이 원활하게 이뤄지고 안전한 다이빙을 할 수 있다.



온 몸을 얼음물 속에 담그자 팀 리더가 탱크 밸브를 물에 담그고 밸브를 열어주었다. 이제 얼음 아래의 세상을 감상할 시간이었다. 얼음물에 노출된 두 뺨이 찌릿한 느낌이지만 잠시 멈춰 호흡을 가다듬고 주변을 둘러보니 색다르고 아름다운 풍경에 아드레날린이 마구 분비되는 느낌이었다.
내가 방금 내려온 얼음 구멍을 보니 투명하게 하얀 얼음 사이로 파란 하늘과 얼음 위에 있는 다이버들이 보였다. 얼음 구멍의 모습을 여러 컷 사진에 담고 주위를 탐색하기 시작했다. 수심은 4~6m 정도로 깊은 편이 아니었지만 맑은 시야에는 차가운 물의 청량감이 느껴졌다. 열대의 파란 바다도 아니고 시야가 좋지 않은 동해의 초록 바다도 아닌 청록의 물색은 신비로운 기운이 감돌았고 그 위를 덮고 있는 옥색 얼음과 하얀 표식은 그 자체가 완벽한 피사체였다. 구석 구석을 돌아보니 피라미가 떼를 이루고 있기도 하였고 두 명씩 짝지은 다이버들이 내려와 함께 구경을 하다 올라가곤 했다. 함께 사진을 찍으며 얼음 아래로 물구나무를 서기도 하고 재미있는 포즈를 취하기도 하다 보니 시간은 훌쩍 흘렀다. 다이빙 시간이 길어지자 얼음 위에서는 안부를 묻는 줄신호가 왔고 OK로 대답하며 여유 있게 다이빙을 즐겼다. 45분의 다이빙을 마치고 얼음 위로 올라가자 한기가 느껴지기도 했지만 준비된 뜨거운 물로 몸을 녹이며 "한 번 더!"를 외쳤다.








아이스다이빙, 어떻게 할 수 있을까?
네파 아웃도어 스쿨만이 아니라 여러 교육단체, 다이빙 숍, 장비 업체 등에서 아이스다이빙을 진행하고 있다. 1월 중 KUDA, CMAS, BSAC, 다이브자이언트, 팀스쿠버/마린파크, 잠실스쿠버스쿨, 노마다이브/머맨 등에서 아이스다이빙 행사를 진행했다. 프리다이빙 동호회인 머맨에서는 얼음 아래로 줄을 설치하고 아이스 프리다이빙을 즐기기도 했다. 2월 중에는 다음과 같은 일정의 아이스다이빙 행사가 개최될 예정이다. 특히 2월 15일, 다이브 자이언트와 홍천 다이빙 스쿨이 공동 주최하는 "제1회 홍천, 서석 아이스 다이빙 축제"는 참가인원을 150명으로 제한한 대규모 행사로 한 겨울을 즐기는 다이버들의 축제의 장이 될 것으로 보인다.
2월 8일: SDI TDI Korea (참가신청: SDI TDI 본부 070-8806-6273)
2월 8~9일: NB Divers (참가신청: 02-423-6264)
2월 15일: 제1회 홍천, 서석 아이스 다이빙 축제 (참가신청: 02-387-3503)




마치며
사계절이 뚜렷한 우리나라에서 계절마다 제철 음식이 있듯이 다이빙에도 그 계절에만 즐길 수 있는 맛과 멋이 있다. 이 겨울, 차가운 겨울바다를 안타까워하거나 열대의 따뜻한 바다만 찾을 것이 아니라 우리나라의 겨울이 선사하는 놀라운 아름다움이 가득한 얼음 아래의 세상을 찾아 떠나보자. 무엇을 상상하든 그 이상의 즐거움이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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