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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방본부 특수 대응단-재호흡기 다이빙 훈련


경기북부소방본부 특수대응단과 함께한 재호흡기 다이빙 훈련,
그리고 시야가 없는 강물 다이빙
소방본부 특수 대응단

신문과 뉴스마다 이기심 팽배한 무시무시한 소식으로 가득한 요즘에는 남을 위해 희생하고 타인을 위해 사는 삶이 옛날 일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그런 오늘날에도 여전히 다른 사람의 안전을 위해 스스로 위험한 상황에 뛰어드는 사람들이 있다. 어린 시절 장래희망에 꼭 들어있던 직업인 소방관. 다른 사람들의 안전을 위해 더 안전한 최신의 장비로 본인들을 무장한 소방관들을 김기자가 만났다. 멋진 소방관들과 함께한 즐겁고 감동적이었던 나흘간의 시간을 풀어본다.


지난 5월 9일, 경상북도 안동에서 산불진화 작업을 마치고 임하댐에서 물탱크 청소를 하던 산림청 헬기가 추락하는 사고가 있었다. 실종된 헬기의 기장과 부기장을 수색하던 소방대원이 사망하여 안타까움을 더했던 사고였다. 사고를 당한 소방대원은 싱글탱크를 이용해 수심 30~40m 지역을 수색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최대 수심을 40m로 봤을 때 공기를 이용한 다이빙의 무감압 한계 시간은 불과 10분이다. 댐이라는 고인 물의 열악한 시야에서 10분의 시간 동안 무얼 얼마나 수색할 수 있을까? 조금만 더 찾아보고자 하는 열의가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조건이었고 그렇게 한 생명이 안타깝게 사라졌다.

 
 스쿠버다이버들이 즐기는 물 속이라는 환경은 사고 시에 구조 활동이 매우 어려운 곳이다. 시야가 좋은 바다는 그나마 조금 낫겠지만 “시야가 없다”는 표현이 적합한 강이나 댐 등의 내수면에서는 그 어려움이 몇 배는 증가할 것이다. 지역의 특성상 내수면에서의 구조 활동이 주를 이루는 경기북부소방본부 특수대응단에서는 새로운 “수난인명구조 인양시스템"의 도입으로 더욱 안전하고 효과적인 구조활동을 준비하였다. 재호흡기, 수중스쿠터, 리프트 백 등을 수난구조에 도입한 것이다.


그리고 이런 장비의 원활한 사용을 위한 체계적이고 철저한 훈련이 이뤄졌다. 훈련은 총 2회에 걸쳐 이루어졌다. 먼저 재호흡기 다이빙에 익숙해지기 위해 단순하고 사용이 쉬운 포세이돈 MK6를 이용한 훈련이 5일 동안 진행됐고 그 후 실제로 사용하게 될 장비인 서브매틱스 미니 퀀텀 플러스 베일아웃을 이용한 훈련이 5일간 이뤄졌다. 기자는 미니 퀀텀 교육 기간에 소방관들을 만났다.


행사의 개요
서브매틱스를 사용하는 5일간의 훈련은 먼저 수영장에서 시작됐다. 수영장에서의 기본적인 훈련을 마치고 속초로 이동하여 3일간 바다에서 본격적인 재호흡기 다이빙 훈련을 하였다. 5일째인 훈련 마지막 날에는 경기도 가평으로 이동하여 실제 구조 상황과 유사한 환경에서 그동안 훈련한 내용을 시범을 보이는 것으로 전체 일정이 마무리되었다. 교육과 훈련은 첵스톤 코리아의 지원으로 허명 강사와 Uwe Lessmann(Submatix 사장), Dirk Frobese(Submatix 강사)가 진행했고 경기북부소방본부 특수대응단의 김진욱, 고영호, 조장원 소방관이 교육을 받았다.

서브매틱스 미니 퀀텀 플러스 베일아웃 시스템
(Submatix Mini Quantum Plus Bailout System)

경기북부소방본부에서 도입한 미니 퀀텀 플러스 베일아웃시스템 재호흡기는 독일 재호흡기 회사인 Submatix의 제품으로 국내에서는 첵스톤에서 수입, 판매하고 있다. 미니 퀀텀 플러스 베일아웃 시스템이라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서브매틱스의 퀀텀 시리즈 중 소형으로 경량화된 제품으로 베일아웃 시스템이 포함되어 있어 만에 하나 생길 수 있는 장비 문제로 인한 위험상황에서 다이버가 안전하게 탈출할 수 있게 해준다. 국내 소방본부에 재호흡기가 도입된 것은 2012년 중앙119구조본부에 이어 두 번째이며 베일아웃이 가능한 재호흡기가 도입된 것은 최초의 일이다. 경기북부소방본부 특수대응단은 보다 안전한 장비로 구조활동을 펼치 수 있게 되었다.



매년 재호흡기가 필요한 고난도의 구조 활동이 2~3건 정도 발생한다고 한다. 안동 임하댐 헬기추락 사건이 대표적인 예이다. 경기북부소방본부의 관할지역에만 3개의 댐이 있고 이곳의 수심은 40~50m 이상이라고 한다. 경기도 지역의 강에서는 웨이크보드, 수상스키 등 수상레포츠를 즐기는 사람들이 많아 그만큼 사고의 가능성이 높다. 불량한 시야 속에 깊은 수심, 강물의 흐름으로 인해 수색 영역이 넓어지는 경우 일반 공기탱크를 이용한 다이빙으로는 구조 활동을 안전하게 수행하기 어려울 것이다.

해양 훈련
속초, 용다이버스

해양 훈련은 속초의 용다이버스에서 진행됐다. 용다이버스는 테크니컬 다이빙을 위한 시설이 잘 갖춰져 있는데 수 년 전부터 IANTD 다이버들이 위주가 되어 효율적인 기체 블렌딩 시스템을 운영해왔다. 또한 화장실, 샤워시설이 갖춰진 2층 배를 이용해 먼 바다에서의 오랜 시간 다이빙에도 편안함을 제공했다. 재호흡기에는 딜루언트 기체와 100% 산소가 필요한데 용다이버스에서는 이런 기체 공급이 원활히 이뤄졌다.

장비 세팅
훈련은 장비 세팅에서부터 시작됐다. 스크러버를 채우고 기체 탱크를 충전한 후 Oxy Scan을 이용해 산소 부분압을 맞춘다. 호흡 루프를 연결하고 탱크를 결합한 후 음압테스트와 양압테스트를 통해 기체 누출을 확인하고 컴퓨터를 on한 후, HUD(Head Up Display)를 장착하면 장비 세팅이 끝난다. 재호흡기 다이빙에서 가장 주의해야 할 것 중 하나가 산소의 부분압인데 HUD를 통해 초록색과 빨간색 불빛으로 산소 부분압 상태를 보여주는 것이다. 일부러 컴퓨터를 보기 위해 고개를 돌리지 않아도 항상 마스크 바로 아래에서 불빛이 보이기 때문에 지속적인 산소 부분압 확인이 가능하다.


아직은 익숙하지 않은 장비이고 장비를 직접 설계하고 제작한 제작사 사장이 함께하는 교육이기에 세 명의 소방관들은 조금이라도 의문이 있는 부분은 다시 묻고 확인하며 꼼꼼하게 세팅을 했다. 장비 세팅에 생각보다 시간이 오래 걸려 실전에서도 이러면 어느 세월에(?) 출동을 하나 싶었지만 숙련된 경우 5분이면 충분히 장비 세팅을 끝낼 수 있다고 한다. 물론 그러기 위해선 항상 장비가 준비된 상태로 관리되어야 한다.

 
수중 훈련
서브매틱스 미니 퀀텀은 최대수심 120m, 최대 다이빙 시간 4시간에 베일아웃 시스템으로 별도의 2시간 다이빙이 가능하다. 이론적으로는 최대 6시간 다이빙이 가능한 것이다. 물론 베일아웃 시스템은 위험상황에서 탈출을 위한 것으로 베일아웃을 사용할 때는 바로 상승을 해야 한다. 수중에서는 버디 체크, 게이지와 컴퓨터 사용, 수중 유영, 베일아웃 시스템 사용 등을 연습하였다.

 교육을 진행한 강사진, Dirk Frobese,허명, Uwe Lessmann

김기자의 체험! 재호흡기 다이빙 @섭바위 포인트
해양 훈련 둘째 날은 보다 싶은 수심에서의 연습을 위해 속초항에서 약 15분가량 떨어진 섭바위 포인트를 찾았다. 섭바위 포인트는 바닥 50m, 상단 25m 높이의 커다란 바위에 홍합과의 조개인 섭이 빼곡하게 붙어있다. 이날은, Uwe가 기자에게 재호흡기 다이빙을 시켜주겠다고 약속한 날이었다. 첫 다이빙은 6명의 재호흡기 다이버와 함께 EAN32(산소 32%, 질소 68%의 기체)의 싱글 탱크를 메고 바다에 들어가 훈련 모습을 사진으로 담았다. 섭바위 포인트에는 커다란 섭들이 빼곡했고 바위의 옆면은 뿔산호들로 가득했다. 다이버 한 명이 충분히 지나갈 만한 크랙 사이로 재호흡기 다이버들이 지나가는데 순간 엄청난 수의 볼락 떼가 다이버들을 감싸는 장관을 연출했다. 볼락 떼는 재호흡기 다이버는 그 무리 안으로 받아들였지만 버블을 뿜으며 그 뒤를 따라가는 기자는 환영하지 않았다. 아, 이 버블... 재호흡기 다이버들을 바라보며 상대적인 아쉬움이 가득한 채 섭바위에서의 첫 다이빙을 마쳤다.

섭바위
섭바위
    
이윽고 기대하던 재호흡기 체험 다이빙. 작은 체구의 여자 다이버에게는 다소 무거운 무게였지만 기대감이 가득할 수밖에 없었다. 바다에서 재호흡기 다이빙은 처음이라 약간 걱정스러운 기자에게 Uwe는 숨만 쉬면 된다며 안심을 시켰다. 싱글탱크는 물론이고 더블탱크보다도 큰 재호흡기의 부피에 유영 시의 저항이 컸고 트림이 흐트러졌을 때 다시 자세를 잡는 데 힘이 조금 더 들었지만 그것을 제외하면 특별한 어려움은 없었다. 수심에 대한 걱정 없이, 무감압한계시간에 대한 신경 쓸 것도 없이, 물고기들이 바로 코앞까지 오는 다이빙. 여태껏 경험해보지 못한 황홀한 신세계였다. 바로 눈 앞에서 펼쳐지는 볼락의 군무를 단지 바라만 보며, 처음 하는 재호흡기 다이빙에 대한 부러운 마음에 카메라를 들고 오지 않은 것을 깊이 후회했다. 환상적이었던 다이빙을 마치고 배 위에서 기다릴 일행을 생각하며 상승을 시작했다. 상승 중에는 다소 불편한 부분이 있었는데 압력이 감소하면서 카운트 렁의 부피가 팽창해 호흡기체를 내뱉을 때 힘껏 뱉거나 기체를 코로 불어내야 한다는 것이었다. 
    
체험 재호흡기 다이빙, 한 줄 소감: 가격 때문에 쉽게 도전할 수 없는 재호흡기 다이빙지만 그것만 제외하면(?) 정말 매력적이다.

훈련의 마무리, 데모
9월 10일, 훈련의 마지막은 경기도 가평, 북한강과 홍천강이 만나는 곳에서 이뤄졌다. 이문식 단장 이하 여러 동료들이 함께한 자리에서 그동안의 훈련 결과를 보여주는 자리였다. 재호흡기를 이용하여 입수지점에서 30m를 이동한 후, 수심 18m에 놓인 100kg의 웨이트를 리프트백으로 수면까지 인양하는 시범을 보였다. 부슬부슬 비가 내리는 북한강에서 소방정에서는 많은 동료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계획한 임무를 모두 멋지게 수행해냈다. 모두가 박수하며 그동안의 수고를 격려하고 축하했다.

여기까지는 상황에 대한 묘사가 없는 사건에 대한 설명이다.

이제부터는 이들이 어떤 상황에서 다이빙을 했는지 당시의 상황을 묘사해보자. 기자는 실제로 시범에 앞선 예행연습을 함께하며 소방대원들이 임무를 수행하는 모습을 지켜보았다. 아니 지켜보려고 노력했지만 열악한 시야 탓에 잘 볼 수는 없었다.
먼저 수심계로 계획한 수심인 18m 지점을 찾아 100kg 웨이트를 물속에 침수시켰다. 그리고 약 30m 지점까지 라인을 설치해 입출수 지점을 표시했다. 그리고 재호흡기를 착용하고 물속으로 입수. 먼저 소방대원 두 명이 입수를 했고 바로 이어서 기자가 따라 들어갔다.
투명한 녹색 물, 노랑 물, 탁한 갈색 물, 그리고 이어지는 까만 물.
검은색은 빛이 모두 사라진 후의 암흑이었다. 불과 10여 미터를 내려왔을 뿐인데 햇빛이 모두 사라지고 없었다. 입수 전부터 켜고 들어간 랜턴이 비취는 거리는 불과 20cm. 그 20cm도 명확히 보이는 것이 아니라 희뿌옇게 보였다. 소방대원들은 웨이트를 찾아 리프트백과 연결하고 데코탱크를 이용해 공기를 넣어 상승시키는 모든 것을 약간의 불빛과 손의 감각으로 수행해내야 했다. 해야 하는 임무 자체보다 그 임무를 해야 하는 환경이 더 큰 어려움이었지만 준비한 대로, 계획을 세운 대로 모두 무사히 수행해냈다.

경기북부소방본부 특수대응단
상황에 따라 물속에도 들어가고 불 속에도 들어가고 산에도 오르는 사람들이다. 9월, 더없이 화창한 날씨에 배 위에서 각종 세팅을 하는 동안 드라이슈트는 분명 땀을 쏙 뺄 정도로 더웠다. 그런 상황에서 이들이 하는 대화는 여느 곳에서 들어볼 수 없는 새로운 것이었다.
“야, 그래도 불 속에 들어가는 것보다는 안 덥잖아?”
“그렇죠, 그거에 비하면 시원하네요!”

훈련 마지막 날, 시야가 없는 강물에서 다이빙을 할 때 기자는 사실 무서웠다. 분명 바닥 수심을 확인했고 하강 라인과 이동라인을 설치하는 것을 지켜보았고 내 앞에는 무려 구조대원 2명이 있었으며 수면에는 경험이 많은 강사와 구조대원 한 명이 텐더를 보고 있었다. 줄을 잡고 내려가 줄을 잡고 이동하며 사진을 찍고 줄을 잡고 상승하면 되는 모든 상황이 명확히 계획되어 있었다. 하지만 마치 먹물 속에 들어온 듯 주위가 온통 시커메지는 순간, 머리 위로 암막이 쳐진 듯 햇빛이 모두 사라지는 순간, 취재고 사진촬영이고 그만두고 상승하고 싶다는 욕구를 느꼈다. 물속에서 빛이 없다는 것은 분명 공포였다. 그런 환경에서 시신을 찾는 것이 임무라는 생각을 해보자. 찾아야겠지만 찾아도 무섭지 않을까? 랜턴이 비취는 시각보다 손으로 더듬는 촉각이 더 빠른 환경이다. 돌만 닿아도 놀라고 내 스트로브가 내 어깨를 쳐도 움찔하는데 시체가 손에 잡힌다면?! 보통 사람들은 상상하기도 싫은 공포일 것이다.


불량 시야에서의 사체 수색. 이렇게 건조하게 표현할 수 있는 일이다. 하지만 실제 상황을 상상한다면 머리털이 쭈뼛하다.
이런 공포를 어떻게 극복할까? 도대체 어떤 생각으로 이런 일을 할 수 있을까?
소방대원들에게 직접들은 그들의 이야기로 글을 마무리한다.


“얼마나 춥고 무섭겠어요. 물속에서 얼마나 답답하겠어요. 또 그 가족들은 얼마나 마음이 아프겠어요. 우리가 물속에서 찾는 조난자의 대부분이 사망 상태인 게 맞아요. 하지만 시신이라도 찾아서 가족 품에 돌려보내 줘야죠. 이제 익숙해서 무섭진 않아요. 그보다는 죽은 사람이 너무 안타깝고 불쌍해요. 시신이라도 편안하게 해주고 싶어요. ‘어디 계시나요? 저희가 지금 열심히 찾고 있어요. 빨리 찾아서 편안히 쉴 수 있게 해드릴게요.’ 이런 생각을 하면서 수색을 해요. 조난자가 어린이면 이런 마음은 더 간절해져요. 반드시 찾아내요.”


“한번은 강에 빠진 사람을 가까스로 구하고 기절했어요. 깨어보니 구난자와 같은 병실에 누워있었죠. 장모님이 오셔서 그렇게 고맙다고 절을 하며 우시는 거예요. 딸보다 8살 많은 사위인데 이제 결혼한 지 몇 달밖에 안 됐다 하더라고요. 그럴 때면 정말 뿌듯하죠.”

“몇 년 전에 아이티 지진 피해 현장에 파견됐어요. 비행기에서 내려 구조활동 지역을 향해 차로 한참을 이동하는데 무장 군인들이 우리를 삼엄하게 호위하는 거예요. 왜 그런가 의아했는데 외국인 여권을 팔면 아이티에서 2년 동안 먹고 살 수 있는 큰돈이 된대요. 실제로 무기를 든 사람들이 우리를 노리고 군인들과 대치를 벌이기도 했어요. 처음에는 구조활동을 할 때도 군인들의 호위를 받아야 했어요. 하지만 하루 이틀 구조활동이 이어지자 사람들이 우리 주황색 옷만 보면 길을 터줬어요. 불과 며칠 전만 해도 우리의 생명을 노리던 사람들이 다른 사람들이 접근하지 못하게 막아주고 가족들을 찾아달라고 눈물을 흘리는 거예요. 울컥하면서 책임감을 느끼죠. 우린 태극기를 달고 그 자리에 있는 거니까요.”

해양 훈련을 마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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