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me Colors
Layouts
Wide Boxed
탑 마레스 광고

여성 다이버의 첫 드라이슈트, 그리고 첫 동해 다이빙-김 환희



여성 다이버의 첫 드라이슈트, 그리고 첫 동해 다이빙


푸켓 시밀란, 따뜻하고 시야 좋은 열대바다에서, 책임 강사님과 마스터급 버디 3명에게 케어를 받으며 좋은 환경에서 다이빙을 시작한 나는 로그수 13회의 어드밴스드 다이버이다. 한달 전, 제주도 문섬 다이빙 입수 직전에 미끄러져 허리를 다친 경험이 있어 국내 다이빙에 대한 일종의 트라우마가 있었고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 드라이슈트가 나오자마자 동해(경포) 다이빙을 강행하였다. 물 속에서 무엇을 보는 것보다 무사히 입/출수 하는 것, 본인의 장비에 익숙해지는 것이 이번 다이빙의 목표였다.


다이빙 정보: 5월 11일-12일 (총 5회) /동해 경포
최대 수심: 26m / 수온: 8-9℃
드라이슈트: 산티

드라이슈트 수영장연습, “슈트 길이가 짧은거 아냐?”
수영장 연습을 한 느낌은 한마디로 “하반신 압착이 심해서 핀질이 어렵다.” 였다. 일단 수영장 바닥 5m까지 내려가면 슈트에 전체적으로 스퀴즈가 오는데다가 웨이트를 허리에 차고있기 때문에 트림자세를 유지해도 하반신까지 공기가 전달이 되지 않아, 드라이 슈트가 짧게 느껴졌고, 심지어 20분 핀질을 하다보니 다리에 쥐가 오기도 하였다. “길이가 짧은 게 아닐까?”하는 불안감의 원인을 찾느라 남자 강사님과 드라이슈트 허벅지 라인의 조임 상태를 비교해 보면서 체크했지만 슈트 길이에는 문제가 없었다.
다음날, 바다에서 입수 전에 체크해보니, 슈트 안의 어깨에 고정하는 고무 멜빵을 타이트하게 조여놨기 때문에 슈트가 전체적으로 위로 많이 올라가 있었던 것. 물속에서 공기를 주입하면 상체는 비교적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기 때문에 드라이슈트는 최대한 내려서 입는 것이 좋다는 것과 하반신의 움직임을 최소화 하기 위해서는 프로그킥을 배울 필요성을 느꼈다.



첫 입수, “내피는 정말 중요해”
드라이슈트 전용 내피가 없는 상태라 두꺼운 기모바지와 히트텍 위에 동계용 등산 기능성 기모티를 내피 대용으로 입었으나 입수하자마자 느낀 것은 “너무 춥다.” 였다. 수심 25m에서 수온 8-9℃ 정도 되니 “빨리 올라가서 따뜻한 방바닥에 드러 눕고 싶다.” 라는 생각밖에 들지 않았다. 3mm 장갑을 착용했으나 다이빙이 20분 경과되니 손에 쥐가 나고 동상에 걸린 듯한 추위를 느꼈다. 게다가 후드를 착용하고 긴 머리카락을 제대로 정리하지 않아 후드안으로 물이 들어오자 오한이 느껴져 다이빙 하기 싫어질 정도. 공기가 언제 떨어지나 하고 출수만 생각하게 되니 다이빙이 즐겁지 않았다. 나중에 버디에게 “추우면 출수 사인을 보내지 왜 계속 버티고 있었냐.” 라는 말을 들었다. 민폐 끼치고 싶지 않아 상대방의 페이스에 맞춰서 따라만 다녔지만 내 몸이 한계가 오는 걸 느꼈을 때는 솔직히 전달하는 것이 중요한 것 같다. 그리고 왜 다들 “내피 내피” 하는지 내피의 중요성을 실감하게 되었다.


시야가 안 좋아 버디 뒤만 졸졸, “머리가 아파요~”
시야가 5m도 안 나오는 상태에서 버디 측면에서 움직이다가 내가 조금 앞서 가게 되거나 하강하여 내 시야에서 버디가 사라지면 불안감을 느껴서 처음에는 바로 뒤에서 계속 따라만 다녔는데 그러다 보니 상대방의 핀에 계속 머리를 맞게 되었다. 마스크가 벗겨질 수도 있고 매번 미안하다고 수신호를 보내기도 번거로워 나중에는 아예 머리 위로 손을 들어 핀을 막았지만 ‘뒤에서 바짝 쫓아가는 것은 서로에게 민폐’ 라는 것을 깨달았다. 다이빙 능력을 향상시켜서 버디에게 부담을 덜어주는 다이버가 되어야 겠다고 다짐했다.


하강 속도가 느려, “그래도 핀 잡아 당기지 말아요”
첫 입수 때는 드라이 슈트에 익숙하지 않고 내피의 부력도 파악이 안 되어 하강 속도가 다른 일행들보다 2-3배 느렸을 때는 불안감을 느꼈지만 버디가 천천히 기다려줘서 안도감을 느꼈으나 둘 째날, 상의 내피를 더 껴입고 입수하자 부력이 증가해서 하강 속도가 4-5배로 느려졌다. 기다리던 버디가 핀을 아래로 잡아 끌어 주어서 무사히 하강했지만 실은 핀을 잡혔을 때 굉장히 불안감을 느꼈다. 리뷰시 들은 이야기로는 조류의 문제도 있고 포인트에서 벗어날 위험성도 있기 때문에 초보 다이버의 경우 자신의 속도를 기준으로 하강하는 것은 위험할 수 있다고 한다. 국내 바다에서의 부력과 자신의 하강 속도를 아직 잘 파악할 수 없어서 체득하기 힘든 부분이었다.


급상승 방지 “다리는 항상 아래로”
수영장 연습에서 자유롭게 움직이겠다고 다리에 공기를 보냈다가 몸이 거꾸로 상승하며 허우적대던 경험이 있었고, 주변 다이버들의 급상승 사례를 여러 차례 보아서 물속에서는 항상 “다리가 위로 가면 안돼” “다리에 공기가 많이 들어가면 안돼” 하고 의식을 하였다. 아래로 이동할 때도 웻슈트는 비교적 자유롭게 머리를 아래로 이동을 하였지만 드라이슈트를 입은 상태에서는 서서 다리부터 아래로 이동하며 불편함을 감수하였다. 하반신에 공기가 차서 상승하게 될때에 다리를 꺽어 빨리 서던가, 몸을 앞으로 굽어 한바퀴 돌라고 교육을 배웠지만 깊은 바다속에서 그런 기술을 해낼 자신이 없었기 때문이다.


첫 동해, 첫 드라이슈트 느낀점 정리
● 공복에 다이빙하지 말자.
● 발의 움직임이 자유롭도록 드라이 슈트를 최대한 내려서 입자.
● 기왕이면 프로그킥을 배우자.
● 내피는 정말 중요하다.
● 후드와 마스트 등 머리카락 정리 잘 하자.
● 버디 뒤에서 바짝 쫓지 말자.
● 출수 후 슈트에 공기를 넣어 몸을 따뜻하게 하자.
● 하루에 3회 다이빙은 빡세다.
● 오랫동안 즐겁게 다이빙 하기 위해서 체력을 키우자.
● 동해도 나쁘지 않다.




김환희
어드밴스드 다이버


  • 이전글 살랑살랑 봄바람 따라 떠나는 섬 여행, 추자도
  • 다음글 핀킥 기술에 대해- Fin Kick Techniqu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