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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자, 100m를 가다 Part2


김기자,

100m를 가다 Part2

"본 기자는 지난 12월 8일에서 13일까지 필리핀 아닐라오 SM 스쿠버 리조트에서 TDI 본부의 성재원 사무국장이 주관한 ERD(익스텐디드 레인지 다이빙), Trimix, Advanced Trimix 과정에 참가하여 교육을 받고 100m 다이빙을 무사히 마쳤다. 
한 줄 문장으로 요약할 수도 있는 일이지만 그 안에 들어 있는 감동과 성취감, 새로운 바다를 향한 도전의 이야기는 몇 장의 글로 풀어내도 모자랄 것 같다."
     본지 1월호 <김기자, 100m를 가다! Part1> 중에서


지난 1월호의 <김기자, 100m를 가다! Part1>에서는 100m를 다녀온 후 가장 많이 들었던 네 가지 질문(왜 갔어?/뭘 봤어?/재미있었어?/안 무서웠어?)과 그에 대한 대답을 실었다. Part2에서는 실제로 100m 다이빙을 진행한 TDI Advanced Trimix 과정에 대한 소개를 하겠다.


100m로 가는 과정
최대 허용 수심 40m인 레크리에이션 다이버가 한번에 100m 과정에 도전할 수는 없다. 과정 별로 최대 수심을 늘여가며 필요한 스킬과 이론 교육으로 몸과 머리와 마음을 준비해야 한다.
TDI에서는 다음과 같은 과정으로 최대수심 100m 범위 내에서 트라이믹스 감압다이빙을 할 수 있는 어드밴스드 트라이믹스를 준비한다. 과정 별로 사용하는 기체와 장비, 사전조건이 달라진다.

나이트록스
산소성분: ~40% / PO2제한 1.4
기존 장비 사용
사전조건: 오픈워터 다이버

어드밴스드 나이트록스
산소성분: 40%~100% / PO2제한 1.6
장비: 산소 서비스 필요, 스테이지 형태로 사용
감압 다이빙
사전조건: 나이트록스 다이버
+ 사용 기체량 관리, RMV(Respiratory Minute Volume) 측정

감압절차
최대수심 45m
감압기체 사용
장비: 주 실린더 + 감압 기체 실린더
사전조건: 어드밴스드 다이버, 25회 다이빙

ERD(Extended Range Diving)
최대수심: 55m (공기로 다이빙 할 수 있는 최대 수심)
장비: 바텀 기체 실린더 + 트레블 기체 실린더 + 감압 기체 실린더
감압기체 사용: 주로 32% 나이트록스와 100% 산소
사전조건: 감압절차 다이버
+ 트레블 기체 사용 (감압기체로도 사용)
*** 산소 사용: 성분 확인, 사용 수심, CNS 퍼센트 고려

트라이믹스
최대수심: 60m
장비: 바텀 기체 실린더 + 트레블 기체 실린더 + 감압 기체 실린더
헬륨이 함유된 기체 사용, 나이트록스와 100% 산소로 감압
사전조건: 어드밴스드 나이트록스, 감압절차, 최소 100회 이상의 다이빙 로그

어드밴스드 트라이믹스
최대수심: 100m
장비: 바텀 기체 실린더 + 트레블 기체 실린더 + 감압 기체 실린더
헬륨이 함유된 기체 사용, 나이트록스와 100% 산소로 감압
사전조건: ERD 또는 트라이믹스

장비 세팅
어드밴스드 트라이믹스 과정 중에는 총 4개의 탱크를 사용했다. 바텀기체는 매니폴드가 달린 더블 실린더에 준비하고 트레블 기체이자 감압기체로 사용하는 나이트록스는 왼쪽에, 오른쪽에는 감압용 100% 산소를 준비했다. 4개의 탱크를 사용하기 위해 호흡기도 4개가 필요했고 더블 실린더에는 DIN 타입의 1단계를 사용했다. BCD는 OMS 더블 블레더를 사용했으며 깊은 수심의 낮은 수온에 대비해 포스엘리먼트의 프로테우스 3mm를 입었다. 더블 실린더를 오랜만에 사용하고 BCD가 아직 몸에 익지 않은 탓에 첫째 날 연습에서는 몸이 앞으로 고꾸라지고 한 쪽으로 기우는 등 불편함이 있었지만 연습 후 장비 세팅을 새로 한 후로는 편안히 자세를 유지할 수 있었다.


트라이믹스, 헬륨의 사용과 트레블 기체
헬륨은 수소 다음으로 가벼운 기체로 우주에서 두 번째로 풍부한 물질이지만 지구 상의 매장량은 많지 않다. 러시아, 미굴, 알제리, 중동 등에서 생산되며 미국의 매장량이 가장 많다. 헬륨은 대부분의 트라이믹스 다이빙이 이뤄지는 수심에서 마취효과가 나타나지 않기 때문에 깊은 수심에서 독성을 띄는 산소와 질소의 부분압을 일정 수준으로 유지하기 위해 사용한다. 산소 부분압은 바텀 기체의 경우 1.4기압, 감압 기체의 경우 1.6기압 이하여야 한다.
트레블 기체는 수면에서부터 바텀 기체를 사용하기 전까지 사용하는 기체를 말한다. 감압기체로 나이트록스를 사용한다면 이 기체를 트레블 기체로 활용하여 하강 중에 나이트록스의 최대허용수심에서 바텀 기체로 교환하면 된다. 이 방법을 통해 바텀 기체를 절약할 수 있다.

기체의 운용
대심도 다이빙에 대한 적합한 교육을 받지 않은 레크리에이션 다이버들이 염려하는 것 중에 하나는 수중에서, 그것도 40m 이상의 깊은 수심에서 기체가 고갈되는 상황일 것이다. 기체고갈 상황을 피하기 위해 각자 사용하는 공기의 양을 측정하고 계산하게 되는데 수면공기소모량(SVC)와 공기소모부피(RMV)가 그것이다. 수면공기소모량(SVC=Surface Air Consumption)은 다이버가 1기압(수면)에서 편안한 상태일 때 1분 동안 사용하는 공기의 부피를 말한다. 일반적인 성인 남자의 수면공기소모량은 분당 12리터이다. 공기소모부피(RMV=Respiratory Minute Volume)은 분당 공기 호흡량으로 다이버가 실제 다이빙에서 소모하는 기체량으로 수심과 운동량 등에 따라 달라지게 된다. 수심에 따라 소모하는 기체량이 증가할 뿐 아니라 정신적, 육체적 요인, 수온 등에 의해 소모량이 달라진다. 여러 차례 반복하여 기체 소모량을 계산하게 된다. 또한 1/3 법칙을 적용하여 필요한 기체량을 구한다. 1/3 법칙이란 바텀 기체의 1/3은 하강에 사용하고 1/3은 상승에 사용하며 나머지 1/3은 응급 상황을 위해 남겨두는 것을 말한다. SVC와 1/3 법칙을 이용해 사용하는 각 기체를 준비한다.



수중 기술 연습
100m로 향하기 위해선 수중 기술에 대한 숙달이 반드시 필요한데 트림과 킥 등 기본 기술이 몸에 익어야 함은 물론이고 안전을 위한 기술과 응급 상황에서의 기술, 스테이지 실린더 관련 기술이 필요하다. 안전 기술은 버블 체크, 롱호스 체크, 밸브 체크 등이 있고 응급 상황은 기체 고갈 시 짝과 공기를 나눠 쓰는 기술을 말한다. 스테이지 실린더를 탈착하고 호흡 기체를 교환하는 기술이 필요한데 빠르게 하강하는 도중에 호흡 기체를 교환하고 컴퓨터에서 사용하는 기체를 바꾸기 위한 연습이 필요하다. 이런 기술은 앉아서, 중성부력 상태에서, 눈을 감고, 이동 중에 모두 가능해야 한다. 전체 일정의 초반부에 기술을 점검하고 다듬는 시간을 갖는다.


100m를 향해
낮에는 연습과 훈련이 반복되었고 밤에는 이론 교육과 기체 블렌딩을 해야 하는 빡빡한 일정이었다. 하지만 한 가지 목표를 향해 나아가고 있었기에, 하고 싶었던 다이빙을 좋은 사람들과 편안한 환경에서 하고 있었기에 100m를 향해 준비하는 과정 자체가 매 순간 즐겁고 소중했다. 그렇게 내가 다이빙을 하는 수심이 조금씩 깊어졌고 필요한 기술과 지식을 습득하고 있었다.


40m, 45m, 55m, 60m, 60m, 70m, 85m
그리고 드디어 100m로 향하는 날이 밝았다. 숫자의 의미가 아니라 목표에 다가간다는 것. 그 목표를 위해 여러 날을 준비했고 시간과 노력을 쏟았다는 것. 그 의미가 아침부터 떨리는 심장으로 느껴졌다. 긴장되면서도 설레고 흥분됐다. 감압 계획을 슬레이트에 기록하고 블렌딩한 기체를 분석하고 장비를 점검하는 손길이 이전보다 더욱 꼼꼼하고 신중할 수 밖에 없었다. 그렇게 모든 준비를 마치고 기념 사진도 미리 찍었다. 다이빙 하기 전의 모습이 후의 모습보다 항상 정상적이니까!
화창한 날씨 속에 이제는 익숙한 커비스락으로 향했다. 포인트로 향하는 배에서는 머리 속으로 계획한 내용을 시뮬레이션 해보았다. 기체를 언제 어떻게 바꾸고 컴퓨터 세팅을 바꾸고 바닥에서 시간은 얼마나 보내고 또 감압은 어떻게 하면서 올라올지 중요한 순간들을 반복해서 시뮬레이션 하다 보니 어느새 포인트에 다다랐다. 여러 차례 다이빙을 하며 이제는 익숙해진 커비스락에서 파이팅을 외치고 장비를 멘 채 사진도 한 장씩 찍으며 긴장을 풀었다.


90미터에서 만난 미스테리어스 서클

그리고 드디어 다같이 입수. 100m를 향한 마지막 여정이 시작되었다. 트레블 기체(Tx40/22: 산소 40%, 헬륨 22%, 질소 38%의 트라이믹스)를 물고 시작해 빠른 속도로 하강하며 30m에서 바텀 기체(Tx12/50)로 교환하고 다시 100m를 향해 내리꽂았다. 주변의 풍경이 확확 바뀌고 물색이 점점 깊고 짙어졌다. 신나게 내리꽂아 80m 바닥에 도착할 때까지 걸린 시간은 3분 45초. 100m까지는 모래 벌판인 슬로프를 따라 킥을 하며 나아가야 했다. 수면을 벗어난 지 5분 15초, 99m의 수심에 도달했다. 그리고 조금씩 팔을 내리며 컴퓨터의 수심을 100m로 정확히 맞춘다는 것이 버디의 장난으로 순식간에 컴퓨터에 100.7m가 찍혔을 때의 허탈함(?)이란. 하지만 그 순간 왠지 모를 웃음이 터져 나왔고 '아 내가 무사히 100m에 왔구나' 하는 뿌듯함이 밀려왔다.
잘 내려왔으니 이제 잘 올라가야 했다. 분당 10m의 속도로 상승하며 첫 감압은 50m에서 1분간 실시하였다. 5m 간격으로 감압을 하며 올라와 30m에서는 Tx40/22인 감압 기체로 교환하였다. 이제 수심 별 감압시간이 점점 길어졌다. 마지막 감압은 6m에서 100% 산소로 28분이었다. 모든 절차를 잘 마치고 마지막 감압을 하는 긴 시간. 바닥은 각종 산호와 바다나리로 뒤덮여 있었고 그 위로는 안티아스와 파랑돔, 레드투쓰 트리거 피시 등이 무리지어 있었다. 아름다운 풍경을 구경하며 함께 한 사람들에게 손목 슬레이트에 감사의 인사를 적어 전하기도 하고 즐겁고 여유롭게 마지막 감압을 마쳤다.


그렇게 100m에 다녀왔다. 지금 다시 생각해도 뿌듯하고 즐거웠던 시간이다. 하나의 목표를 위해 시간과 노력을 쏟고 열정을 불태우는 것. 한 팀이 되어 그 목표를 이룬 성취감. 그 과정에서 배운 지식과 익힌 기술과 달라진 마음가짐. 100m는 분명 새로운 멋진 도전이었고 함께한 좋은 사람들 덕에 즐겁게, 무사히 모든 과정을 마칠 수 있었다.




아닐라오와 테크니컬 다이빙
테크니컬 다이빙보다 수중사진 촬영에 더 관심이 있던 기자에게 아닐라오는 수중사진, 특히 마크로 촬영으로 더욱 친숙한 곳이었다. 하지만 이번 과정을 통해 아닐라오가 수중사진만이 아니라 테크니컬 다이빙의 대심도 과정에도 매우 적합한 곳임을 알게 됐다. 성당바위, 비스타마, 코알라, 커비스락 등의 포인트가 대심도 과정의 각 수심에 적합하며 깊은 수심에서도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한다. 커비스락을 제외하고는 리조트에서 5분 이내의 거리로 접근성도 매우 훌륭하다. 다른 이유로는 저렴한 기체 값을 들 수 있다. 마닐라에서 가깝고 육로를 통한 이동이 가능하여 필리핀의 다른 지역보다 기체 값이 저렴하다. 어드밴스드 트라이믹스 과정에서는 헬륨 값에 대한 부담이 클 수 밖에 없는데 아닐라오는 사방이나 세부에 비해 헬륨 값이 저렴하다. 아닐라오에 비해 사방은 30%, 세부는 100% 정도 가격이 비싸진다.

아닐라오 SM 스쿠바 다이브 리조트
오랜 시간 아닐라오의 터줏대감 역할을 했던 SM 스쿠바 다이브 리조트가 최근 새로운 단장을 했다. 2층짜리 새 건물을 짓고 6개의 깨끗하고 쾌적한 방을 만든 것이다. 방은 두 개의 싱글 베드와 탁상, 에어컨과 선풍기가 갖춰진 단순한 구성이지만 군더더기 없는 깔끔하고 환하다. 바다가 보이는 구조는 아니지만 덕분에 아닐라오 항구 쪽에서 들려오는 가라오케나 폭죽 등의 소음에서 벗어났고 밤새 울어대는 닭 소리도 들리지 않아 편안한 휴식을 취할 수 있다.

리조트로 들어서면 신축숙소와 기존숙소를 지나 바다를 향해 트여 있는 메인 건물에 이르게 된다. 메인 건물 2층이 레스토랑인데 앞뒤가 트여있어 햇볕이 쨍쨍한 날에도 시원한 바람이 기분 좋은 곳이다. 또한 이곳에서 내려다 보는 바다가 일품인데 1층에서 보는 바다와는 사뭇 다른 시원한 맛이 있다. 바쁜 과정 중에도 이곳에 올라오면 느긋한 여유가 느껴지곤 했다. 마치 시골집의 원두막이나 마당에 있는 평상 같은 느낌이랄까?


SM 하면 과연 이곳이 필리핀이 맞는지 싶은 식사에 대한 칭찬을 빼놓을 수 없다. 단지 반찬의 종류가 다양하다는 것이 아니라 하나하나의 반찬이 맛깔스러워 주방장이 한국사람이 아닐까 하는 오해마저 하게 된다. 기자가 다녀본 해외의 한국 다이빙 리조트 중에서는 음식의 맛과 구성이 단연 으뜸이다. 오전 다이빙을 마치고 리조트로 돌아와 바닷물 때문에 입술은 짜고 입맛이 없다고 느꼈을 때 마침 센스 있게 나온 매콤상콤 시원한 비빔국수의 맛은 한국에 돌아온 후에도 생각이 날 정도였다.


최경호 회장의 애정 어린 손길이 묻어 있는 SM 스쿠바 다이브 리조트에는 특유의 편안함이 있다. 이런 분위기는 스태프들과 다이버들을 가족처럼 대하는 최경호 회장에게서 나온 것이다. 친절하기 위한 친절이 아니라 가족 같은 편안함과 친근함이다. 오랜 시간 자신과 SM 스쿠바 다이브 리조트가 있게 해준 다이버들이 고맙다며 언제든 편안히 다이빙을 즐기고 쉬어갈 수 있는 곳으로 남고 싶다는 최경호 회장. 다이버들이 다이빙을 마치고 돌아올 때 쯤이 되면 2층 발코니나 비치에서 바다를 보며 언제쯤 돌아오는지 무사히 돌아오는지 살피고, 돌아오면 바로 먹을 수 있게 식사가 잘 준비되어 있는지 세세하게 챙기며 기다리는 모습에 남의 나라 바닷가의 리조트에서 시골 할아버지 댁에 온 듯한 정겨움이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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