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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주백 박사의 물고기의 사랑-청줄청소놀래기의 사랑


임주백 박사의 물고기의 사랑
청줄청소놀래기의 사랑

여덟 번째 사랑구경의 대상은 청줄청소놀래기(Labroides dimidiatus)입니다.


청줄청소놀래기는 다른 물고기의 피부, 입속의 기생충이나 먹이찌꺼기를 청소하는 물고기로 유명합니다. 자신보다 큰 물고기는 물론, 작은 물고기의 몸도 청소해주지요. 그래서 영어이름은 ‘Blue Streak Cleaner wrasse’ 입니다. 몸의 형태는 여송연처럼 긴 원통형으로 7 ~ 10 ㎝ 정도까지 자랍니다. 주둥이부터 꼬리까지 검은 줄이 뚜렷하며, 등은 푸른 색으로 수중에서 보면 참 예쁘지요. 청줄청소놀래기는 농어목, 놀래기과에 속하는 물고기로 태평양, 인도양, 대서양의 열대와 아열대의 산호초 지역에 살고 있습니다. 주로 산호초 지역의 작은 자갈이 깔린 바닥에서 살며, 우리나라의 제주 바다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청줄청소놀래기는 청소행동으로 유명합니다. 열대바다에서 체구가 큰 바리류나 곰치 등 포식성 어류의 입과 아가미속으로 들락거리며 기생충이나, 먹이 찌꺼기를 청소해줍니다. 이 때 포식성 어류가 청줄청소놀래기를 잡아먹지는 않을까 걱정스럽기도 하나 포식성 어류의 경우 청줄청소놀래기를 잡아먹어서 얻는 이득보다 외부기생충이나 먹이찌꺼기를 청소하여 얻는 이득이 더 크기 때문에 잡아먹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청줄청소놀래기는 필자가 아주 좋아하고 또 부러워하는 물고기입니다. 우선 바다 속에서 보면 정말 예쁩니다. 그리고 ‘청소행동’ 이라는 특이한 행동을 하지요. 또 암컷에서 수컷으로 성전환하는데, 수컷으로 성전환하고 하렘을 형성하여 사랑을 합니다. 수컷은 자신의 하렘 안에 수컷의 능력에 따라 2 ~ 4 마리의 암컷을 거느리고 사는데, 크고 강력한 수컷일수록 하렘의 크기가 크며 많은 수의 암컷을 거느리며 삽니다. 그런데 상황에 따라 수컷이 다시 암컷이 되기도 합니다. 남자인 저는 가끔 여자였으면 할 때가 있는데, 영원히 여자로 살고 싶지는 않습니다. 그래서 여자에서 남자로, 다시 여자로 성을 바꾸는 청줄청소놀래기가 부럽습니다.


일반적으로 성전환하는 물고기는 한 번 전환한 성으로 남은 생을 계속 사는데, 이렇게 다시 원래의 성으로 돌아가기도 하는 것을 ‘Two Way Sex Change’라 합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이런 성전환은 성전환에 따른 생식소의 변화, 체색, 체형의 변화 등에 에너지가 많이 소모되어 일생에 한 번만 일어난다고 생각되어 왔습니다. 오끼나와 근해에 사는 망둥어 종류인 ‘오키나와베니하제 (Trimma okinawae)’ 는 수컷이 되었다가, 다시 암컷이 되기도 하는 유일한 종으로 학계에 보고되었으나 이는 매우 특별한 경우로 생각되었습니다. 그러나 최근에 비록 수조실험에 의한 것이지만 망둥어류와 angel fish 류의 몇 종류에서 양방향의 성전환이 보고되었습니다. 이런 실험은 모두 수조에서만 이루어져 과연 자연 상태에서도 일어날까 의심을 받았지요. 그런데, 일본의 한 연구팀에 의해 자연 상태의 바다에서와 수족관의 수조에서 실험이 진행되어 그 결과가 보고되었습니다. 실험에 사용한 종은 청줄청소놀래기인데, 이 종은 약 30년 전에 Robertson에 의해 사회구조에 의해 성전환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실험은 일본 남쪽 오끼나와의 세소코 섬 산호초에서 이루어졌습니다. 이 지역은 청소놀래기의 밀도가 낮아 1 헥타르당 2~3 마리 정도의 성어가 서식하고 있었습니다. 개체수가 적어 암컷과 수컷이 만나기가 어려워서 이런 방식의 사랑이 이루어지지 않나 추측합니다. 즉 청줄청소놀래기는 2 마리가 만나면 어떻게든 자손을 만들어 낼 수 있습니다. 따라서 자손의 생산 면에서는 우리 인간이나 다른 포유류보다 낫다고도 볼 수 있는 것이지요.

글,사진/ 임주백
해양생물학 박사
어류행동생태학전공
(주)제주오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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