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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 백담 계곡에서의 민물 다이빙 2019/10

강원도 백담 계곡에서의 민물 다이빙

가을이 성큼 다가오는 어느 날 양양으로 다이빙을 가기로 약속이 되어 있었는데 주말마다 태풍이 오는 바램에 강원도 ‘백담 계곡’으로 민물 다이빙을 다녀왔다. ‘칙소 폭포’는 여러 번 다녀왔지만 백담 계곡은 유튜브에 올라와 있는 영상만 보고 위치를 짐작하면서 찾아 갔다.

바닥에서 하늘을 올려 보고 있는 다이버 (모델-이용록)

초행 길이었지만 찾기는 어렵지 않았고, 여름이 지난 주말이지만 계곡에는 아무도 없었다. 단지 지나가는 등산객들이 잠시 우리를 쳐다보고 지나간다. 오전 11시까지 모이기로 약속하고 서울에서 아침 8시에 출발을 하니 백담 계곡에 도착한 시간은 11시가 미처 되지 않았다. 가는 내내 간간히 내리는 가랑비가 마냥 반갑지 만은 않았다. 더군다나 기온이 내려가서 다이빙을 마치고 나면 추울까 걱정이 되기도 했다.
백담 계곡

일행들이 전부 모여 잠시 민물 다이빙에 대한 브리핑을 하고 계곡이 작기 때문에 인원을 나눠서 2번씩 다이빙을 하기로 계획을 짰다. 계곡의 크기는 올림픽 수영장보다 조금 작은 크기였고, 평균 수심은 3m 정도 되고 최대 수심은 5m 정도 나왔다. 상류 쪽으로 가면 V자 모양의 계곡 지형이 마치 아이슬란드의 어느 곳과 유사하게 물이 맑고 암반으로 둘러 쌓여 있었다. 우리가 아이슬란드를 가보지는 않았지만 함께 다이빙했던 정선봉 강사도 사진상으로 봤던 그 곳 같은 풍경이었다고 했다.

다이빙을 준비 중이 다이버와 지나가는 길에 구경하는 등산객들

백담계곡 주차장에서 다이빙 준비 모습

이날 수온은 약 13℃가 나왔다. 햇살이 비추면 물속의 모습이 더 아름답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면서 아쉬운 다이빙을 이어 나갔다. 처음 들어간 일행들이 30분 정도를 하고 나왔다. 이제 내가 들어갈 차례다. 계곡의 물속은 어떤 모습으로 되어 있을까? 물고기는 얼마나 살고 있을까? 물속은 얼마나 깨끗할까? 유튜브에서 본 모습 그대로인가? 등등 많은 호기심을 갖고 다이빙을 시작 했다. 그리 크지는 않지만 30분이라는 시간을 즐기기에는 부족하지 않았다.

함께 다이빙 했던 일행들

간간히 눈에 띠였던 민물고기

다이빙을 마치고 각자 준비해간 음식으로 점심을 먹었다. 정선봉 강사가 족발을 포장해 오고, 정슬기 씨가 치킨을 준비했으며, 노종환 씨가 준비한 재료로 용록이 누나가 어묵탕을 끓이고, 그 자리에서 김치전을 만들었다. 그리고 내가 준비한 삼겹살로 마무리가 이어졌다. 먹으러 갔는지 다이빙을 갔는지 모를 정도로 푸짐한 음식들을 먹고 다시 2차 다이빙을 준비했다. 우리가 이용한 주차장은 차 한대당 5천원을 받는 유료였지만 대신 1만원을 내고 샤워시설과 주차장 안에 있는 가건물을 이용하게 해 주어서 난로도 피고 따뜻하게 음식을 해 먹을 수 있었다.

백담 계곡 물속의 지형

음식과 휴식으로 몸을 풀고 나서 역시 30분이라는 시간을 다이빙을 했는데 처음 보다는 약간의 추위가 더 느껴졌다. 아무래도 햇살이 없고, 가랑비가 내려서 기온이 낮다 보니 다이빙 시간이 그리 길지 않았지만 추위를 조금 더 느낀 것 같다. 그래도 박용진 씨는 웻슈트로 2회의 다이빙을 했는데 살이 많이 빠져서 슈트가 조금 크다고 했으니 드라이슈트를 입은 우리보다 조금 많이 춥지 않았을까 생각이 든다. 그렇게 모두들 즐겁게 다이빙을 마치고 잠시 담소를 나누고 헤어졌다.

백담 계곡에서 다이빙을 즐기는 박용진 다이버

언제나 여행의 마지막 날은 날씨가 좋아지는 것처럼 다이빙을 마치고 서울로 가려고 할 때부터 비가 멈추고 날씨가 좋아지기 시작했다. 태풍 때문에 강원도 바다를 가지 못하고 찾아온 민물 다이빙이었지만 모두들 색다른 다이빙에 즐거워했다.

계곡 다이빙을 즐기는 노종환 다이버

나 또한 칙소 폭포만 가다가 백담 계곡이라는 새로운 장소에 와서 덩달아 즐거웠다. 그동안 많은 사람들이 이 계곡을 찾아 왔을 것이다. 앞으로도 계속 우리가 즐길 수 있는 장소로 남아서 환경을 파괴하지 않고 맑은 물속의 모습도 오랫동안 간직이 되었음 좋겠다. 그리고 좀 더 많은 우리 민물 고기가 서식을 해서 보다 많은 볼거리를 제공해 주기를 희망해 본다.

백담 계곡 다이빙을 즐기는 다이버 (모델 - 노종환)

계곡 다이빙을 즐기는 이용록 다이버

누군가는 가지 않는 것이 환경을 지키는 것이라고 하지만 이곳은 길가 바로 옆에 있어서 누구나 쉽게 다가 갈 수 있었다. 따라서 누구나 쉽게 접 할 수 있기 때문에 더 소중이 아껴주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그리고 맑은 물속에서 함께 다이빙을 했던 일행들한테도 감사드리고 기회가 되면 이런 다이빙을 계속 했으면 좋겠다. 그렇게 백담 계곡의 다이빙은 또 다른 기억으로 행복하게 남았다.


이상훈

다이빙 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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