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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 그물과 폐 로프로 망가져 가는 바다 - 2019/06

폐 그물과 폐 로프로 망가져 가는 바다

폐그물에 걸려서 죽은 물고기

우리는 아주, 아주 오래 전부터 바다를 생명의 연장이라고 여겼다. 최초 미생물의 탄생도 바다였고, 그 바다에서 이어진 생명체들이 지금의 우리를 만들었다. 요즈음 미세플라스틱에 관한 이야기가 언론에 자주 나오고 있다. 태평양의 어느 바다 한 가운데는 한반도 만한 쓰레기 섬이 있다고 한다. 죽은 고래의 배속에서는 다량의 플라스틱이 나오고, 플라스틱 빨대에 코를 찔린 거북이의 모습이나 버려진 로프에 목이 감긴 물개를 보면서 시간이 갈수록 환경오염에 대한 경각심은 계속 높아만 가고 있다.

바다를 사랑하는 우리 다이버들의 입장에서도 이 문제에 대해서 좀더 진지하게 생각해 볼 필요성을 느낀 적이 참 여러 번이다. 아니, 요즘에는 다이빙하는 내내 그런 생각을 갖게 한다. "어쩌면 바다가 점점 망가져 가는 것은 아닌가? 이런 해양 오염이 우리 자신들에게 책임이 있는 것은 아닌가? 이렇게 방치만 했다가는 언젠가 더 이상 우리는 다이빙을 못하지 않을까? 혹시나 그런 날이 결국에 오지는 않을까?" 생각을 안 할 수 없다.

바닷속에 버려진 폐그물

요 근래 다이빙을 하다 보면 폐 로프와 폐 그물을 심심치 않게 보게 된다. 버려진 폐 통발 속에서 죽어가고 있는 물고기를 살려준 적도 간혹 있었다. 폐 통발에 손을 집어 넣으면 살겠다고 발버둥치는 물고기는 너를 살려 줄려고 손을 집어 넣은 나의 심정을 이해 못하고 계속 피하다가 그 좁은 통발에서 힘에 부쳐 잡히고 만다. 그리고 그렇게 어렵사리 꺼낸 물고기를 놓아주면 얼마나 오랜 시간 통발에 갇혀 있었는지 도망가는 내내 힘을 못 쓴다.

요즘은 예전보다 폐 그물과 폐 로프들이 부적 늘어난 듯한 느낌이다. 어쩌면 지난 시간 동안 남모르게 버리고, 버린 것이 이제 곳곳에서 모습을 나타내서 그런 것이 아닐까? 모 단체에서는 지속적인 수중 정화 활동도 하지만 폐 그물을 수거하는 작업은 일반 초보 다이버들이 하기에는 너무나 위험한 다이빙이 될 수도 있다. 간혹 폐 그물에 다이버가 걸려서 사망한 소식을 접하고 다이빙 도중 폐 그물을 만나거나 어민들이 쳐 놓은 그물을 볼 때면 머릿속으로 섬뜩한 기분을 느끼곤 한다. 어쩌면 이것은 우리 다이버들이 다 같이 공감하는 것이 아닐까?
이제는 강원도 동해에서 다이빙을 하다 보면 버려진 낚시바늘이나, 버려진 폐 타이어, 기타 여러 쓰레기들을 흔하게 마주친다. 거기다가 얼마나 엉켜 있는지 혼자의 힘으로는 걷어 내기 힘든 폐 로프와 폐 그물을 다이빙하는 내내 자주 마주치는 경우도 많다.

바닷속에 버려진 폐그물

"점점 아파하는 우리 지구를 살리는 방법은 무엇일까? 그리고 우리가 진정으로 환경을 보존하는 방법은 무엇일까?" 이제는 우리 스스로 되 묻지 않을 수 없다. SNS에 일회용 컵을 자제하자는 캠페인도 하고 있다. 우리 다이버들이 조금 더 노력한다면 우리가 다이빙 하는 지역에 버려진 쓰레기는 수거가 되지 않을까? 그것이 지금 당장 한다고 해서 내일 모든 쓰레기가 제거 되지는 않지만 오랫동안 꾸준히 한다면 지금보다 훨씬 줄어든 폐 그물과 폐 로프가 남지 않을까 한다. 물론 안 버리는 것만큼 더 좋은 것은 없을 것이다.

바닷속에 버려진 폐그물

다이빙하는 다이버들이 그 큰 그물을 바다에 버릴 이유도 없고, 우리가 사용하기엔 너무나 두꺼운 로프를 버릴 이유는 더더욱 없을 것이다. 어찌 보면 정부의 차원에서도 어민들에게 불법쓰레기를 바다에 버리다 걸리면 더 엄격한 처벌을 해야 하지 않나 한다. 나는 이러한 관련 법에 대해서는 잘 모른다. 하지만 우리의 바다가 계속 망가지는 것을 직접 눈으로는 보고 있다. 우리가 다이빙 하는 지역은 생소한 지역이 아니고 다이빙에 입문하고 초보자 때부터 지금까지 해 온 낯익은 지역들이다. 하지만 지금 그러한 낯익은 장소에 너무나 많은 쓰레기들이 난립하고 있다. 다이빙을 하면서 우리가 주울 수 있는 만큼의 쓰레기를 줍는다면, 그리고 다이빙 리조트에서 주기적으로 폐 로프와 폐 그물 수거에 대해서 다이버들과 함께 한다면 다이빙 하는 우리들한테 더 안전하고 더 깨끗한 바다를 만들지 않을까 한다. 이것은 나 혼자만의 힘으로 될 수도 없고, 나 혼자 한다고 될 수 있는 일도 아니기 때문에 다이빙하면서 봐 왔던 해양오염의 문제를 사진과 함께 여러분들께 알려 드린다.


바다를 사랑하고 환경이 오염되는 것을 안타까워하는 다이버들이라면 저와 ‘공감’할 것이라 생각한다. 더 이상 바다가 병들지 않게, 아프지 않게, 그리고 그 곳에서 살아가는 해양생물들이 안전하게 살아가고, 다이빙을 하는 우리 다이버들이 사고 없이 안전하게 즐겼으면 하는 마음을 누구보다도 간절히 담아본다. 더 이상 우리 바다에 서 불필요한 쓰레기가 보지 않았으면 하는 작은 희망을 가져보면서 말이다.



이상훈
다이빙 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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