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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드앤뉴 버디 다이빙: 모르는 사람과 버디를 했을 때 - 2017/09

올드앤뉴
버디 다이빙: 모르는 사람과 버디를 했을 때

가이드와 함께 안전정지를 하고 있는 다이버 가족들. 다이빙 버디는 잘 아는 사람과 함께 하는 것이 좋다.

에피소드
혼자서 다이빙을 갔다가 우연히 배에서 만난 다이버에게 버디를 하자고 말하고 함께 입수를 했다. 몇 번 본적이 있는 다이빙 강사였다고 착각했던 것이다. 하필 조류가 강하여 입수한 뒤에 하강라인이 있는 보트 앞쪽의 부이까지 가는 것이 쉽지 않은 상황이었다. 먼저 부이에 도착하여 약간 입수한 상태에서 하강라인을 잡고 버디를 기다렸다. 버디가 힘겹게 수면을 헤엄쳐 와서 하강라인을 잡는 것을 보았고, 그 자리에서 기다리며 본인의 장비를 잠깐 보다가 다시 버디를 찾았는데 시야에서 사라져버렸다.

하강라인을 놓쳐버린 것일까? 시야까지 좋지 않아 수중에서 확인하는 것은 쉽지 않았다. 버디가 하강라인을 놓쳐서 상승해버렸을 가능성과 하강라인을 놓친 채로 하강했을 가능성이 있었다. 우선 수면으로 상승하여 선장에게 버디가 보이는지를 물어보았지만 수면에서는 보이지 않는다고 했다. 하강라인을 잡고 하강하여 수중에서 어초 주변을 한 바퀴 돌아보았다. 혹시나 수중에서 만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었지만 없었다. 바로 다시 수면으로 상승하여 다시 한번 선장에게 물어보았다. 수면으로 상승하지 않았다고 한다.

원칙적으로는 다이빙을 포기하고 보트로 올라가서 버디를 기다려야 하지만 버디가 수중에 머물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나는 선장에게 혹시라도 버디가 수면으로 상승하면 챙겨달라고 부탁하고 다시 수중으로 내려갔다. 당시 버디와 나는 처음 본 사이지만 함께 다이빙했던 사람들과 버디는 아는 사이였고, 둘 다 짝이 없는 상황이라 즉흥적으로 버디가 이루어졌기에 굳이 나를 찾지 않을 수도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수중을 돌아다녀도 버디는 보이지 않았기에 온갖 생각들이 다 들었다. 만약 다이빙을 마치고 나서도 버디를 찾을 수 없다면 어떻게 될까? 수중을 여기 저기 돌아 다녔지만 불안한 마음을 감출 수 없었다. 내가 왜 버디를 하자고 했을까? 하는 자책감까지도 들었다.

그렇게 한 10분 정도를 더 수중에 머물다가 상승하여 보트로 돌아오니 버디가 보트 위에 앉아 있었다. 정말 반가웠다. 어떻게 된 일인지 물어보니 하강라인이 거의 손에 잡힐 듯 가까이 왔는데 그 순간 힘에 부쳐서 라인을 놓치고 그냥 하강했다는 것이다. 그리고 바닥에 가니 그곳에도 어초가 있어서 어초 주변을 돌아다니며 사람들을 찾아 보았고, 사람들이 보이지 않아서 적당히 시간이 지난 뒤에 상승했다는 것이다. 다시 알아보니 강사라고 착각했던 버디는 어드밴스드 다이버였고, 다음 다이빙들에서는 버디의 수준에 맞춰서 다이빙하며 안전하게 그날의 다이빙을 모두 마쳤다.

바다가 잔잔하고, 시야가 좋은 상황이라면 버디는 서로 보이는 곳에서, 도움이 필요할 때 신호를 하면 바로 접근할 수 있게 거리를 유지하며 다이빙해도 괜찮다.

버디 없이 다이빙할 것인가? 버디와 다이빙을 할 것인가?
사실 수중사진을 촬영하는 다이버들은 버디를 정하여 함께 입수를 해도 어느 순간 각자 다이빙을 하고 있다는 것을 깨닫는다. 그리고 중간중간에 서로가 어디에 있는지를 확인하고 근처에 머물겠다고 생각을 하지만 움직이는 피사체를 쫓다가 보면 어느새 버디를 잊어버리기 쉽다. 물론 웬만하면 다이빙을 마칠 때 즈음해서는 버디와 함께 출수하려고 노력을 한다. 시야가 좋은 경우라면 사실 거리가 좀 있어도 서로의 위치를 확인할 수 있기 때문에 조류에 밀려 멀리 떠내려가는 경우가 아니라면 언제든지 마음만 먹으면 다시 가까이 합류할 수 있다. 이렇게 버디와의 거리는 두 사람의 다이빙 레벨이 높을수록, 수중촬영 등 각자가 몰입할 수 있는 활동을 할수록 그리고 시야가 좋을수록 멀어지게 된다.

사진에 집중하다 보면 버디를 잃어버릴 수 있으므로 버디가 모델이 되어주면 좋다

물론 두 사람 모두 혼자서도 독립적으로 안전하게 다이빙을 마칠 수 있는 능력이 있는 경우라면 더 그렇다. 이때 능력이란 스스로 자신의 다이빙 수심과 시간, 공기 등을 관리할 수 있고, 혼자서도 SMB를 쏘아 올릴 수 있으며, 이를 이용하여 상승속도와 안전정지 등을 할 수 있고, 수면에서도 보트와 교감을 하며 안전하게 배에 오를 수 있다는 뜻이다. 하지만 조건이 바뀐다면 이런 능력 또한 달라진다. 다이빙 보트가 앵커를 내려서 고정되어 있는 경우, 조류가 강하거나, 시야가 흐린 경우, 파도가 높은 경우 등 환경이 다이버들에게 우호적이지 않은 경우라면 아무리 레벨이 높은 다이버들이라도 버디 사이의 거리는 가까워져야 한다. 게다가 버디 중의 한 명이 독립적인 다이빙을 하는 것이 부담스러운 경험이 부족한 다이버라면 두 사람은 서로가 분명하게 보이고, 약간만 노력하면 서로를 터치할 수 있는 거리에 있어야 한다.

초보 다이버라면 강사의 보호 아래에서 다이빙을 하면 된다.

버디를 잃어버렸을 때의 올바른 행동은?
버디를 잃어버리는 것은 다이빙 중에 드물지 않게 일어난다. 시야가 좋지 않아서, 적절한 거리를 유지하지 못해서, 수중의 지형이 시야를 가려서 등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다. 초보자의 경우 자신이 의지하던 버디를 잃어버렸을 때 패닉에 빠질 수도 있다. 하지만 버디를 잃어버리는 것 자체는 패닉의 이유가 되지 않아야 한다. 기준에 따라 버디를 찾아서 다시 만나면 되는 것이다. 다음과 같은 기준을 생각해보자.

1.먼저 멈추고 천천히 시야를 360° 돌려서 찾아보는데, 자신의 위쪽이나 아래쪽도 봐야 하고, 버디가 내쉰 버블이 보이는지도 찾아봐야  한다. 

2.쉐이커, 수중얼럿 같은 음향신호를 보낼 수 있다면 소리를 내서 버디에게 찾고 있다는 것을 알린다. 음향신호장비가 없다면 칼이나 딱딱한 물체로 자신의 탱크를 두드려 소리를 내도 된다. 

3.시야가 흐린 상황이고, 라이트가 있다면 라이트를 이용해서 360° 회전하면서 버디가 자신을 찾을 수 있도록 도와준다. 바위나 구조물 뒤에 가려 있을 때에 주의를 끌 수 있다.

4.이렇게 1분 정도 버디를 찾아 본 뒤에는 천천히 수면으로 상승한다. 이때 상승속도와 안전정지에 유의한다.

5.안전정지를 할 동안에는 SMB나 소시지를 띄워서 혹시라도 수면에서 버디가 찾을 경우에 어디 있는지 알 수 있도록 해준다. 마찬가지로 360°를 돌아보며 혹시라도 버디가 있는지 찾아본다.

6.버디가 수면으로 상승할 때까지 수면에서 기다리며 버디의 버블을 찾아보고, 배에 올라가서 선장과 함께 버디를 찾아본다.

7.한번 수면에 상승했으면 다시 하강하지 않는다.

8. 버디 또한 같은 절차를 따른다면 수면에서 함께 만나게 될 것이다. 

9.매 다이빙 전에 버디와 서로 잃어버렸을 때 어떻게 할 것인지, 상승하기 전에 어디서 얼마나 오래 기다릴 것인지를 상의하고, 대비를 해 야 할 것이다.



사실 교육단체에 따라 버디를 잃어버렸을 때의 절차에 약간의 차이가 있기도 하고, 논쟁의 소지도 있는데 특히 SMB를 쏘는 것과 안전정지를 하는 것 등이다. 혹시라도 버디가 수면에 상승하여 패닉에 걸려 위기 상황을 맞고 있을 수도 있으므로 시간을 지체해서는 안 된다는 의미로 무감압한계시간 내에서 다이빙을 했다면 안전정지를 하지 않고 상승해야 되지 않느냐는 의견도 있다. 여기서 생각해봐야 할 것은 구조자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확보해야 한다는 것이다. 안전정지가 무시해도 괜찮다고 판단되면 바로 상승하여 버디를 찾으면 되고, 그렇지 않다면 안전정지와 감압정지를 모두 하고 상승해서 버디를 찾아야 할 것이다.

모르는 사람과 버디를 할 것인가? 혼자 다이빙을 할 것인가?
안전을 위해 버디 다이빙을 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지만 전혀 모르는 사람과 버디를 하면서 그 사람의 안전을 책임져야 하는가? 아니면 본인 스스로 안전한 다이빙을 할 수 있으니 버디가 되는 것은 사양할 것인가? 책임의 굴레를 벗어나고 싶은 다이버라면 솔로다이빙 C-카드를 보여주면서 혼자 다이빙을 하겠다고 주장할 수도 있다. ㅜ하지만 모르는 사람과 버디가 되야만 하는 상황이라면 적어도 버디가 어떤 다이버인지 사전에 대화를 통해서 알아보아야 한다. 서로 독립적인 다이빙 가능한지, 내가 살펴주어야 하는 버디인지, 나를 살펴줄 수 있는 버디인지 확인을 한다. 또한 사전에 어떤 다이빙을 할 것인지 계획을 수립하고, 수신호는 물론 비상시의 절차에 대해서까지도 미리 확인한다. 버디를 하기로 한 이상 서로의 안전을 책임져야 할 의무도 생기기 때문이다.

수중에서 뭔가에 집중하다가 버디를 잃어버렸다면 사전에 정한 약속이나, 교육받은 매뉴얼에 따라서 버디를 찾아봐야 한다.

독립적인 다이버가 되자!
그날의 다이빙을 다시 생각해보면 먼저 버디가 일전에 본 적이 있는 강사였다고 착각한 것이 문제의 시발점이었다. 그러지 않고 어드밴스드 다이버 수준에 경험이 그렇게 많지 않은 다이버라는 것을 알았다면 좀 더 신경을 써서 안전하게 함께 다이빙을 진행했거나, 필자는 수중사진을 촬영해야 하니 함께 온 다른 강사와 팀이 되어 다이빙을 하라고 요구했을 것이다. 독립적인 다이빙이 가능한 강사 수준의 다이버라고 생각했기에 그냥 가볍게 흘려보았던 것이 문제였다.


다이빙 중에 2번이나 수면으로 상승하여 선장에게 버디를 잃어버렸음을 이야기하고, 혹시라도 수면으로 상승하면 상황 설명을 해달라고 한 뒤에 재차 입수를 했다. 수면으로 상승하면 선장이 보살펴줄 수 있을 것이고, 수중에서 만나면 함께 다이빙을 마무리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한 것이다. 만약에 이 상황에서 버디에게 문제가 생겼다면 더 이상 버디가 통제할 수 없는 어쩔 수 없는 상황인 것이다.

다행히 해피엔딩으로 막을 내렸지만 강사로서, 상위 레벨의 다이버로서 버디 다이빙을 하는 것은 분명 책임이 있는 일이다. 그렇기 때문에 프로페셔널 다이버라고 하면 응당 그에 상응하는 보상/비용을 요구해야 하고, 일반 다이버들이 함께 하는 친목 다이빙이라면 하위 레벨의 다이버는 상위 레벨의 다이버가 제공하는 호의에 감사를 표할 필요가 있다. 이와 함께 다이버들은 적어도 동등한 입장에서 독립적인 다이빙을 할 수 있을 정도로 자신의 능력을 키워야 한다. 그 과정까지는 강사나 상위 레벨 다이버들의 신세를 질 수 밖에 없는데 계속해서 스페셜티 교육을 포함한 상위 레벨의 교육을 받는 것이 좋다. 교육은 받지 않고 로그수만 늘리려고 하는 다이버들도 있지만 그 과정에서 분명 민폐를 일으킬 수도 있음을 알아야 한다.

최성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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