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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호주 퍼스의 찬물 다이빙에 적응하기 - 신보리

Perth Diving
서호주 퍼스의 찬물 다이빙에 적응하기

9Kg!
카메라와 렌즈를 넣은 방수 하우징에 두 개의 스트로브와 포커스 라이트까지 장착한 내 수중 카메라 세트의 무게이다. 무거운 다이빙 장비들을 메고, 달고 게다가 손에는 카메라 세트를 가까스로 쥔 채로 발이 푹푹 꺼지는 모래 해변을 헉헉거리며 걸어가야 하는 이곳 호주 퍼스의 비치 다이빙을 힘겹게 마친 어느 날이었다. 원망이 좀 섞인 마음으로 이 커다란 카메라의 무게가 도대체 얼마 인지나 알고 싶어 체중계에 올려본 뒤에서야 비로소 내가 그 동안 들고 다닌 카메라의 무게를 알게 되었다. 특별히 교육을 받거나 하는 일이 아닌 이상 다이빙을 시작하고 카메라 없이 다이빙을 한 것이 아마도 손꼽을 수 있을 만큼 카메라와 다이빙은 언제나 함께였지만, 그 동안 나의 다이빙 장비나 카메라의 무게나 이동거리 따위는나의 관심 상황이 전혀 아니었다.



호주 퍼스의 다이빙은 파푸아 뉴기니와는 완전히 달랐다. 파푸아 뉴기니에서는 아침에 픽업을 받아 롤로아타 섬에 도착하면 대부분의 경우 손님은 나 혼자였기에 배를 타기 전에 여유롭게 커피를 마시고 있으면 가이드들이 다이빙 장비를 세팅해서 배에 실어주는 것은 물론 세팅된 수중카메라까지 옮겨서 배의 가장 안전한 곳에 얌전히 모셔놓았다. 게다가 무거운 탱크가 부담스러워 배에서 BCD를 내려주면 수면에서 받아서 착용했고, 다이빙이 끝난 뒤에도 수면에 올라 오면 카메라는 물론이고 BCD까지 올려 준 뒤에야 배위를 오르던 나였다.



파푸아 뉴기니를 떠나 서호주의 퍼스에 정착한지 약 5달 정도가 지난 지금 이런 다이빙 리조트에서 즐기던 여유로운 다이빙은 당분간 딴 나라 이야기가 되었다. 퍼스 다이빙의 개인적인 인상은 퍼스인(다이버)들에게는 다이빙이 휴가나 여행의 한 부분이 아니라 그들의 일상의 한 요소로 즐기고 있다는 것이었다.

대표적으로는 매주 수요일 다이빙 숍에서 주관하는 나이트 다이빙 모임부터 주말에는 언제나 다양한 단체에서 크고 작은 클럽 다이빙 모임들을 진행하고 있기 때문에 추구하는 다이빙 목적에 따라 부담 없이 참여 할 수 있고, 평일에도 역시 대부분의 유명 비치 다이빙 포인트에는 다이빙을 준비하는 다이버들의 모습을 주차장에서 흔하게볼 수 있다.


이렇게 다양한 다이빙 동호회 모임부터 다이빙 관련 세미나, 교육 등이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는 환경 덕분에 그 동안 파푸아 뉴기니에서는 부족했던 다이빙 관련 다양한 정보들을 쉽게 접할 수 있게 된 것은 퍼스 다이빙의 큰 즐거움이다. 퍼스 아마추어 수중사진가들의 모임인 WAUPS (Western Australia Underwater Society)에서는 주변 사진가나 예술가 초청 강의부터 각 회원들의 사진이나 다이빙 여행 후 정보를 서로 나누는 시간을 한 달에 한번 정규적으로 가지며 일 년에 한번씩 사진촬영 대회도 열고 있다. (사진 bori -40)
또한 지역 다이빙 숍에서는 다이빙 투어 전, 후로 여행지의 환경, 해양생물에 관한 세미나를 가지고 역시 호주, 퍼스 지역 다이빙에 관한 다양한 정보를 알려주는 수준 높은 교육이 자주 열리고 있어 이곳 다이버들에게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다.



퍼스 스쿠버숍 Rock Loster 채집 설명회는 채집 방법부터 랍스터의 생태, 채집시 주의해야 하는 법규 등에 관해 자세하게 알려주고 있다. 
퍼스 주변에는 보트를 타고 접근 할 수 있는 다양한 다이빙 포인트들이 많이 있지만, 편의 시설까지 잘 갖추어진 배가 없이도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비치 다이빙 포인트들 역시 많이 있기 때문에 이곳 퍼스의 다이버들은 대부분 비치 다이빙을 가장 많이 즐기는 편이다.

아모 제티(Ammo Jetty)
인기 있는 다이빙 포인트 중 하나인아모 제티(Ammo Jetty)는 퍼스 시내에서 30분 정도 떨어져 있는 곳으로 주차장부터 샤워 시설, 바비큐 시설까지 해변 가까이에 공원과 함께 잘 갖추어져 있다.


주차장에서 장비를 착용하고 200m정도를 걸어 가면 150m 길이의 오래된 부두가 나타난다. 이곳 다이빙은모래 아래에 숨어 있던 수십 마리의 복어들과 갑작스런 주변 움직임에 놀란 게들이 다이버들을 피해 줄행랑을 치는 모습을 시작으로 철근 구조물 주변에빼곡하게 자리잡고 있는 산호, 스펀지들과 그 틈에서 터를 마련해 살고 있는 갯민숭달팽이, 해마, 물고기들을 관찰하며 부두의 끝까지 갔다가 다시 돌아 오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부두의 중간쯤부터는 꽤 크기가 큰 어류들과 치어 떼들이 크게 무리를 지어 바쁘게 오가는 모습 역시 볼 수 있다. 따라서 최대 수심 9m의 부담 없는 환경에서 마이크로부터 와이드 앵글까지 촬영하기가 더없이 좋은 조건이다.

아모 제티는 다양한 해양 생물들이 살고 있어 다이버들에게 인기가 좋은 만큼 낚시꾼들에게도 인기가 좋은 곳이기도 하다. 따라서 낚시 줄이나 바늘이 붙어 있는 낚시 루어들을 조심해야 하고 다이빙 나이프는 필수로 가지고 가는 것이 좋다. 다이빙 클럽에서는 낚시 줄이나 낚시 루어를 청소하는 모임을 한 달에 한번씩 하고 있다.

로킹햄 렉 트레일(Rockingham Wreck Trail)
퍼스에서 다이빙을 시작한 대부분의 다이버들은 아마도 그 시작을 이곳에서 했을 것이다.




가장 많은 다이빙과 교육이 이루어 지는 곳이라 다이빙 부표는 언제나 고정이 되어있고, 역시 해변 바로 몇 미터 근처에 주차장과 샤워 시절, 공원이 있어서 접근이 쉽다. 해변에서 100m 정도 들어가면 2개의 난파선과 2개의 비행기 그리고 타이어로 만든 인공 구조물을 관찰 할 수 있다. 모든 구조물들은 다이버들이 위치를 찾기 쉽도록 로프로 연결되어 있고, 일부에는 방향 역시 표시 되어 있어 안전하게 다이빙을 할 수 있게 만들어 놓았다. 구조물들을 연결한 로프 사이로 해마들과 갯민숭달팽이 같은 생물들이 터를 잡고 있기 때문에 이동 중이라도 로프를 잡고 움직이지 않는 것이 좋다.

크위나나 그레인 터미널(Kwinana Grain Terminal)
아모 제티에서 낚시 줄이나 루어에 걸린 물고기를 보는 것에 지친 다이버들이 선호하는 포인트 이다. 주차장에서 준비를 하고 다이빙을 시작하는 부두의 해변까지 불과 몇 m만 이동하면 되는 곳으로 퍼스의 비치 다이빙 포인트들 중에서 가장 이동거리가 짧은 다이빙을 시작 할 수 있는 곳이다. 다이버들에게 인기 있는 곳이지만 해변을 따라 승마를 즐기는 사람들에게도 인기가 많은 곳이라 호주만의 이색적인 풍경을 구경 할 수 있다.


부두의 끝으로 가면 수심이15m정도 되지만, 길이가 800m인 꽤 긴 부두이기 때문에 대부분의 다이버들은 9m 정도의 수심이 얕은 중간쯤까지 갔다가 돌아온다. 철탑 사이로 산호와 다양한 색상의 스펀지들이 자라고 있고, 역시 Ammo Jetty와 비슷하게 다양한 종의 갯민숭달팽이부터 해마 같은 마이크로 생물들을 쉽고 편안하게 관찰 할 수 있기 때문에 중간 중간 멈춰서 구경을 하다 보면 시간이 훌쩍 가버린다. 돌고래들이 이곳을 자주 오가기 때문에 운이 좋으면 돌고래도 가까이에서 관찰할 수도 있다.


락 랍스터와 새우(Rock Lobster & Prawn)
오픈워터를 취득하고 모든 것이 새롭던 바다 속의 풍경도 다이빙을 차츰 하다 보면 조금씩 지루해지는 권태기가 온다. 보통 그때부터 카메라를 들고 수중 사진에 들어서거나 또는 더욱 난이도가 높은 다이빙의 세계로 들어서는 다이버들로 나누어 지는데, 운 좋은 퍼스 다이버들에게 또 다른 선택은 합법적인 채집 다이빙이다.


보통 호주는 자연 보호에 관해서는 아주 보수적인 자세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기 때문에 호주에서 채집 다이빙이라니! 라고 의아한 생각이 먼저 들었지만 오랫동안 주변 해양 환경을 까다롭게 잘 보호해온 덕분에 지금의 퍼스 바다의 풍부한 해양 자원을 정해진 법규 아래에서 다이버들이 즐길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게 되였다.



퍼스 채집 다이빙은 지금 채집 가능한 철을 맞고 있는 Rock Lobster가 대표적이고, 그 밖에 새우, 크랩 채집이 일반적이다. 락 랍스터를 잡을 수 있는 방법은 배를 타고 나가는 방법도 있지만 가까운 비치 다이빙을 통해서도 역시 채집이 가능 하다. 많은 락 랍스터를 바다에서 쉽게 찾을 수는 있지만성별, 사이즈 확인을 위해 산채로 잡을 수 있도록 만들어진 정해진 채집 기구에 익숙해지기 까지는 많은 연습이 필요하다. 랍스터채집은 $40의 허가증을 구입하면 일년간 이 허가증으로 채집이 가능하지만 채집은 수컷만 가능하고, 사이즈 제한도 엄격하다. 법규 위반 시에는 벌금이 꽤나 크기 때문에 대부분 락 랍스터 채집을 하는 다이버들은 무리하게 욕심을 내거나 하지 않는다.


퍼스에서 나이트 다이빙 모임이 많은 것은 직장인들이 다이빙 가능한 여유 시간대라는 이유도 있겠지만 대부분 새우 채집이나 크랩을 잡을 수 있는 시간대이기 때문인 게 더욱 큰 이유일 듯하다. 랍스터의 비해 특별한 기술 없이 비교적 채집이 쉽고 찾기도 쉽기 때문에 허탕치는 일 없이 채집이 가능하다. 역시, 개체 수를 보호하기 위해서 채집 수량이나 크기에 제한을 두고 있다.
비싼 장비들부터 다이빙 여행으로 가족들에게 눈치를 받고 사는 다이버들이 살림에 보탬이 되도록 해주는 퍼스 채집 다이빙은 다이빙 세계에서 좀처럼 드문 색다른 즐거운 다이빙이라 할 수 있다.


퍼스 바다 속과 파푸아 뉴기니 바다 속은 피부로 느낄 수 있는 10℃의 온도 차이부터 놀라울 만큼 너무나 다른 바다 속 풍경의 차이를 가지고 있다. 어디가 더 좋다고 단순하게 말 할 수 없을 정도로 바다는 각각 다른 경이로운 모습을 보여준다.



퍼스의 다이빙은 더 이상 나의 응석을 받아주지 않기에 무거운 장비들을 직접 들고 다녀야 하는 괴로움이 있지만, 이런 불평 이전에 그 곳이 어디이건 언제나 더 큰 즐거움을 바다 속에서 찾을 수 있기 때문에 이곳에서 다시 시작한 다이빙이 즐겁다. 게다가 퍼스 뿐만 아니라 앞으로 계속 둘러보아야 하는 서호주 바다들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어서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앞으로의 다이빙이 기대되는 즐거운 새 출발이다.

신보리
호주 퍼스 거주
어드밴스드 다이버
수중사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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