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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운철의 제주이야기 - 모비딕 요트다이빙 2019/09

이운철의 제주이야기
모비딕 요트다이빙


여름의 끝자락에 태풍들이 자주 발생하여 제주도를 비롯해 우리나라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9월초추석을 앞두고 발생한 제13호 태풍 링링은 초대형 태풍으로 발달해서 우리나라를 관통하며 전국토에 강한 비바람을 뿌렸다.

너알 포인트의 분홍바다맨드라미 군락

그리고 열대저기압으로 약하게 해소될 듯했던 제17호 태풍 타파가 또 다시 제주도를 지나 대한해협을 통과해 동해로 지나갈 것으로 예보되고 있다. 태풍은 근해의 흐린 물을 먼 바다의 맑은 물과 대체하면서 시야를 맑게 해주는 긍정적인 효과도 있다. 그래서 시야가 안좋을 때에는 태풍이라도 지나가길 바라기도 한다.

모비딕에서 바라 본 문섬과 새끼섬

초대형 태풍이 지나간 서귀포바다가 궁금해서 추석 연휴를 지나 다이빙을 나갔다. 오랜만에 다이빙 전용선 모비딕을 찾았다. 서귀포항의 서쪽에 자리잡은 모비딕의 전용 선착장을 찾아가니 많은 다이버들이 대기 중이었다. 정원 30명의 다이버가 함께 다이빙을 진행할 수 있는 모비딕에 이날은 23명의 다이버들이 다이빙을 나가게 되었다.

선착장에 모여든 다이버들

다이빙 전용선 모비딕

모비딕에 탑승하는 다이버들

서귀포항을 출발하는 모비딕

서귀포로 숍을 옮긴 버블탱크의 장기용 강사와 필자

첫 번째 다이빙은 너알 포인트에서 진행되었다. 간혹 운이 좋으면 바다거북을 만날 수 있는 곳이었다. 하강라인이 설치되어 입수하니 오늘따라 바닥에서도 배의 밑바닥이 훤하게 보인다. 수온은 평균 25℃ 정도로 따뜻했고, 시야는 많이 좋아져서 10m 이상 나왔다.

너알 포인트의 수중 봉우리와 다이버

주상절리 직벽에 산호군락이 잘 발달되어 있고, 바위 봉우리의 상단이 수심 15m 내외라 초보 다이버들도 버디와 함께 편안하게 다이빙을 즐길 수 있는 곳이다. 이날은 유난히 라이온피쉬들이 많이 보여 함께한 다이버를 모델로 사진을 찍기에 좋았다.

태풍을 피해 남아 있는 문섬 동남쪽의 가시수지맨드라미

두 번째 다이빙은 문섬 동남쪽 포인트로 가기로 했다. 모비딕 요트 위에서 한 시간 정도 편안하게 휴식을 취하며 다음 다이빙을 준비했다. 모비딕에서는 간단한 간식과 음료를 비치해 두어 다이버들이 원하는 대로 먹고 마시며 쉴 수 있도록 해주었다. 일행들을 데려온 강사들은 각자 회원들에게 브리핑을 하느라 바빴다.

태풍의 영향으로 부유물이 달라붙어 있는 해송

문섬 동남포인트는 이번 제 13호 태풍 링링의 직접 영향권에 있었던 곳이라 어떻게 되었을지 궁금했다. 입수해보니 대형 가시수지맨드라미들이 큰 파도에 많이 뽑혀서 날아가고, 큰 바위와 안보였던 돌들이 보일 정도로 수중 지형에 변화가 생겼다. 뽑힌 가시수지맨드라미들은 뽑힌 감태들과 함께 조류와 파도의 영향이 적은 곳에 모여 있었다.

태풍 뒤에 비교적 시야가 나아져 수면에서 바닥의 다이버들이 다 보였다

태풍은 해양생태계에 많은 영향을 미친다. 가시수지맨드라미와 감태 등 연안의 부착생물들을 강력한 파도의 힘으로 탈락시켜서 흩어지게 만드는데 다이버들에게 멋진 경관으로 꼽히던 곳들을 황폐하게 만들기도 한다. 하지만 정체되어 있던 흐린 물과 부유물들까지 훑어서 내보내고 외해의 맑은 물로 대체하면서 시야를 맑게 해주는 역할도 한다.

모델이 되어 준 쏠베감펭과 다이버

태풍 파도에 의해 부착생물들이 탈락한 빈 공간은 시간이 지나면 새로운 부착생물들이 자라면서 원래의 모습들을 되찾아갈 것이다. 태풍이 몰고온 맑고 따뜻한 물 속에 포함되어 있던 부착생물들의 포자와 물고기의 알들은 제주의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여 성장해 나갈 것이다. 그래서 가을이 되면 더 많은 물고기들이 서귀포 바다를 더욱 풍성하게 만들어줄 것이다.

태풍으로 많은 가시수지맨드라미들이 뽑혀 날아갔지만 그래도 아직 남아 있는 군락들

남아 있는 가시수지맨드라미들에 의해 빈 공간은 새로운 개체들이 자리를 잡고 자랄 것이다

태풍의 영향으로 시야가 좋아진 것은 물론 새로운 부착생물들을 위한 공간도 마련된 것은 해양생태계를 위해 긍정적인 효과이다

태풍으로 제주 바다에 많은 변화가 생겼지만 바다는 자신만의 방식으로 꾸준히 복구하고 있다. 또 다른 태풍이 제주도를 지나며 영향을 미칠 것이지만 바다 생태계는 이를 계기로 새로운 모습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올 가을에는 태풍의 영향으로 더 새로워질 제주 바다에서 함께 다이빙할 수 있을 것이다. 많은 다이버들이 함께 하길 바란다.


이운철
사진작가
스쿠버넷 제주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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