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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준의 시가 있는 바다 - 왕돌등대 2019/09

김기준의 시가 있는 바다


왕돌등대

동해 먼 바다 망망대해
나 홀로 서 있는 외로운 아이
그 아래
깊은 숲에서
오랜만에 다시 만난
바다가 맺어준 나의 형제들
홍합들이 반갑다고
입 벌려 노래하고
수면의 멸치 떼들
황홀한 춤사위
경철이 형은 대장답게 어두운 바닥을 탐색하고
내 친구 성순이는 연신 셔터를 누르고
동생 세화는 고향바다 버려진 그물을 청소하고
게으른 나는 그저 가슴 속에 시를 새기고 있는데
재들 뭐하지?
아름다운 돌돔 무리
연신 우리에게 눈길을 거두지 못한다
동해 바다
그 푸름 속에서
우리 모두는
자기만의 꿈을 꾸고 있다
이 아름다운
행성에 잠시 들른 늘 푸른 소년들


왕돌등대 아래의 돌돔무리


김기준
연세의대 교수
시인
서울시인협회 운영위원
NAUI 강사
Scubanet 자문 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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