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me Colors
Layouts
Wide Boxed
스쿠버넷 여행쇼핑몰

아빠와 함께 한 사이판 다이빙 여행_김광회

재작년 아빠에게 다이빙을 배웠다. 동해 양양 기사문리에서 오픈워터 실습을 하였고, 가족여행을 간 제주도에서는 문섬 새끼섬이라는 곳에서 두 번째 다이빙을 즐겼다. 세 번째 다이빙여행은 정말 운이 좋게도 한국수중과학회 연구원 분들을 따라 독도에서 다이빙을 해보았다. 그렇게 재작년에 총 7회의 다이빙 로그를 기록했지만 왠지 목마른데 물을 부족하게 마신 느낌이었다. 지난 해 여름방학 때는 프린스턴대학 캠프에 참가하는 바람에 다이빙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없었고, 12월 겨울방학이 되어서야 비로소 아빠와 함께 사이판에 있는 헤븐리조트에서 다이빙을 즐길 수 있게 되었다. 헤븐 리조트는 바닷가에 있는 것이 아니라 산 위에 위치해 있어 멋진 풍경을 갖고 있었다. 아침 식당에서 식사를 하면서 바라 본 수영장과 바다의 짙은 물색, 그리고 하늘의 파란색은 환상적이었다. 우리가 방문한 12월 초는 아직 겨울시즌이 시작하지 않아서인지 손님도 아빠와 나, 그리고 직장에서 여름휴가를 가지 않고 아껴서 다이빙 여행을 온 누나 두 분이 전부였다. 이분들과는 이틀 동안 같이 다이빙을 하면서 많이 친해졌다. 3일 동안 보트 다이빙 6회와 비치 다이빙 한번을 더해 국내에서 일 년 동안 한 다이빙 회수 7회를 삼일 만에 즐기고 나니 다이빙에 대한 갈증이 좀 풀리는 것 같았다.



첫날은 마나가하 섬 근처 난파선과 B29 포인트에서 다이빙을 했는데 전쟁의 무서움이 물속에 고스란히 담겨져 있었다. 2차 세계 대전 때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죽었을까? 그리고 그 가족들은 얼마나 슬퍼했을까? 수중은 너무 맑아서 저 멀리 떨어진 전쟁의 잔해들이 다 보이는데, 그 속에 담긴 전설 같은 이야기들은 너무 슬펐다. 보통 보트 다이빙은 오전에 끝나고, 오후에는 비치 다이빙을 더 하는데 사이판에는 그 유명한 구로또를 빼 놓을 수 없다고 한다. 구로또는 수중 동굴이 육지 안으로 형성되어 있어서 다이버들은 그 밑으로 내려가서 다이빙을 시작한다. 그러나 이틀 동안 계속 오후에 갔지만 바다 쪽에서 치는 파도의 영향으로 구로또 안에 너울이 너무 심해서 다이빙을 하지 못했다. 그래서 라우라우 비치에서 다이빙을 하였고, 마지막 날에는 티니안 섬에 있는 구로또에서 보트 다이빙을 하였다.


사이판 수중에서 가장 대표적인 사진인 B29 프로펠라. 네 개의 프로펠라 중에 가장 보존상태가 양호해 보였다.


전쟁 때 침몰한 함선은 이미 물고기들은 집으로 제공되었다


물속으로 떨어진 B29-조종사는 무사히 탈출했을까? 65년이상 지났는데도 전쟁의 잔혹함이 느껴진다..


난파선 앞에서 2차대전 때 끌러와 억울하게 돌아가신 한국인 희생자들을 위한 추모비가 있다.


B29잔해- 이 부분은 적을 향해 총탄을 쏘는 곳으로 보인다.

우리가 이틀 동안 타고 다닌 다이빙 보트는 헤븐I 호인데 크기가 아담했고 스태프 분들도 친절하게 잘 도와주었다. 물에 입수하기 전의 포인트 프리핑은 아이패드로 사진과 그림을 보여주면서 설명해 주었고, 입수하기 위해 준비하는 동안 한사람씩 너무 편하게 입수할 수 있도록 도와주었다. 다이빙은 마치고 물 밖으로 나오면 항상 따뜻한 차와 주스를 준비해 주었고, 수중에서 가이드를 하면서 수중사진을 찍어 휴식시간에 보여주면서 즐거운 대화시간을 보냈다. 마지막 날 티니안 섬으로 갈 때는 좀 큰 배로 바꾸어 탔는데 여러 리조트에서 다이버들이 함께 모여서 타는 시스템인 것 같았다. 배 이름은 선라이더 호였는데, 이곳에서 일본에서 온 모녀 다이버들을 만났다. 딸은 나보다 두 살 더 많았는데 티니안을 가고 오면서 그 거친 파도에도 계속 졸더니 다이빙할 때는 신나게 다이빙을 하는 좀 특이한 친구였다. 밤에는 뭐하고 노는지 물어보고 싶었다. 설마 공부하는 건 아니겠지……. 다이빙을 마치고 안전정지를 하는 곳에 크리스마스트리가 매달려 있었고, 산타 모자도 준비되어 있어 물속에서 특이한 이벤트를 했다.3일간 다이빙을 마치고 아빠와 같이 육상관광을 했는데, 만세절벽과 자살절벽, 일본 최후사령부를 구경하였다. 그리고 한국인 위령탑에 가서 묵념을 하고 돌아왔다. 저녁에는 매주 목요일만 하는 야시장에 가서 이곳 사람들이 즐겨 먹는 음식으로 저녁식사도 했다.처음으로 해외에서 다이빙을 해 보았는데 정말 물이 맑아서 좋았다. 작년에 제주 문섬에서 아네모네피쉬를 보고 돌아오는데 아빠가 뒤따라오지 않아서 물속에서 걱정했는데, 사이판에서는 수중 저 멀리 있는 아빠가 보여서 걱정이 되지 않았다. 이번 사이판 다이빙 여행에서 만난 분들이 기억 속에 오래 남을 것 같다.

우주를 유영하는 것처럼 무중력을 즐기고 있다. 뒤에는 누나들이 즐겁게 따라오고 있었다.


셋째 날 티니안으로 가는 배에서 본 바다와 하늘. 너무 아름다워 보였다.


제주도에서 본 파랑돔을 보고 너무 예뻤는데, 사이펜이는 이렇게 많구나...





  • 이전글 태평양 팔라우에서 보낸 블루 크리스마스
  • 다음글 여성 다이버들의 고민 해결_박건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