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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튼원양해파리를 조심합시다!

커튼원양해파리를 조심합시다!

태풍 고니가 지나기 전인 지난 8월 넷째 주 일요일 강원도 사천에서 다이빙을 했는데 수중에서 많은 수의 커튼원양해파리를 볼 수 있었다. 매우 아름다워 보이는 모습이지만 눈에 잘 띄지 않는 해파리의 검은 촉수는 독을 포함하고 있어서 쏘였을 때 매우 고통스럽고, 심한 경우에는 응급실을 찾아야 할 정도로 위험하다. 실제로 함께 다이빙을 하다가 커튼원양해파리에 쏘인 버디는 수중에서 통증을 호소했고, 물밖에 나왔을 때 쏘인 입술이 붓기 시작하자 근처의 응급실을 찾아 항히스타민 성분의 주사를 맞고서야 진정이 되었다. 하지만 해파리에 쏘인 상처는 하루가 지나자 입술에 수포가 생겼고, 이틀이 지나면서 수포는 가라앉고 딱지가 앉았지만 가려움 등으로 불쾌한 느낌은 지속되었다. 사람마다 다르지만 2~3주 정도까지 상처의 가려움이 지속되기도 했다고 한다.

커튼원양해파리
수산생물자원정보센터에 따르면 커튼원양해파리(Dactylometra quinquecirrha)는 우리나라에서는 주로 늦봄에서 여름에 걸쳐 남해연안에서 발견되지만 그리 한하게 나타나지는 않는다고 한다. 하지만 다이버들의 경험에 비추어 보면 동해안에도 종종 나타났고, 올해는 개체수가 평소보다 더 많은 것으로 관찰되고 있다. 영어로는 씨넷틀(Sea Nettle)이라고 하며 대서양과 인도태평양의 열대, 아열대 해양에 분포한다.

대포알처럼 날아오는 커튼원양해파리

개체수가 많아지면서 다이버들에게 위협이 된다


커튼원양해파리의 형태는 우리나라 연안에서 발견되는 다른 해파리류에 비해 입다리(구완)가 상대적으로 잘 발달되어 있다. 입다리의 모양이 커튼처럼 부드럽게 주름져 있어 매우 아름다워서 커튼원양해파리라는 이름을 얻었다. 유영하거나 떠다니면서 촉수에 걸리는 먹이를 포획하는데 유영속도는 그리 빠르지 않다. 실내 사육 실험 결과 3cm 정도의 어린 물고기는 촉수에 닿는 즉시 사망할 정도로 독성이 강하지만 사람에게는 아프기는 하지만 목숨을 앗아갈 정도는 아니다. 우산의 직경은 10cm, 전체 길이는 30cm~50cm 정도이다.


해파리에 쏘이는 것을 피하려면?
해파리에 쏘이는 것은 정말 괴로운 일이다. 따갑고, 아프고, 가려운 느낌들이 남아있고, 종류에 따라 입방해파리 같은 것은 독성이 강하여 사람까지도 사망에 이르게 할 수도 있다. 해파리에 쏘이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우선 수중에서 노출되는 부위를 최대한 줄여야 한다. 열대바다에서는 수온이 높다고 해도 피부 보호를 위해 꼭 타이즈나 래쉬가드, 얇은 스킨슈트 등을 착용하고, 장갑과 버퍼 등으로 노출을 최대한 피하는 것이 좋다. 이에 반해 수온이 낮은 우리나라 동해안에서는 대부분의 다이버들이 드라이슈트나 세미드라이슈트로 보온을 하면서 몸은 보호가 된다.


레귤레이터 마우스피스 앞에 씌울 수 있는 립쉴드
네오프렌 안면 보호커버 스팅가드

여기에 장갑과 후드를 착용하고 마스크를 쓰면 노출되는 부위는 레귤레이터 마우스피스를 물기 위해 드러나 있는 입주변이 전부이다. 이곳을 적절한 수단으로 막아준다면 해파리에 쏘이는 것을 방지할 수 있을 것이다. 아쿠아렁 레귤레이터에 포함되어 있는 립쉴드(lip shield)를 사용하는 것도 한 방법이고, 네오프렌으로 만든 안면 보호 커버인 스팅가드(sting guard)같은 제품을 사용할 수도 있다. 하지만 완벽하게 피부를 노출시키지 않기란 쉽지 않다. 해파리는 조그만 틈이라도 있으면 어느 순간에 비집고 들어와 다이버들을 괴롭힌다. 썬블럭 기능과 해파리 예방 기능을 가진 로션이 아마존에서 판매되고 있고, 해파리의 자포가 발사되는 것을 막아준다지만 얼마나 효과가 있는지는 알 수 없다.

해파리에 쏘였을 때의 응급처치
해파리가 쏘는 것은 해파리의 촉수 등에 있는 자포(刺胞, Nematocyst)라는 세포 때문이다. 해파리는 히드라, 산호, 말미잘 등과 같이 자포동물에 속하는데 이들은 모두 자포를 가지고 있다. 자포는 외부 자극이 있을 때면 용수철처럼 발사되어 침입자나 먹이생물의 세포를 뚫고 들어가 독을 주입하게 된다. 자포가 들어있는 촉수는 점착성이 있어서 침입자나 먹이생물의 몸에 달라붙어서 본체에서 잘 떨어져 나간다. 그리고 해파리의 몸에서 떨어져 나온 촉수도 며칠간 계속해서 자포를 쏠 수 있다. 따라서 해파리에 쏘였다는 것은 자포가 있는 촉수가 몸에 닿았다는 뜻이고, 아직 발사되지 않은 자포들이 가득한 촉수가 몸에 남아있을 수 있다는 뜻이다.

해파리에 쏘인 뒤에 시간에 따른 상처 부위의 모습 (1시간 경과 -1일 경과-2일 경과)

응급처치의 첫 번째는 바로 피부에 남아 있는 촉수를 제거하는 것이다. 다이빙하는 중이라면 수중에서 손으로 부채질하여 촉수가 떨어져 나가도록 하는 것이 좋다. 그래도 떨어지지 않는다면 플라스틱 카드나 조개 껍질 같은 것으로 긁어서 자포가 발사되지 않도록 촉수를 떼어내는 것이 좋다. 민물로 헹구거나, 손으로 긁거나 문지르면 오히려 남아있던 자포들이 계속 발사되어 상처가 커진다. 만약 장갑을 끼고 촉수를 만졌다면 장갑을 충분히 씻어서 자포가 남지 않도록 해야 한다. 해파리를 만진 장갑을 모르고 피부에 접촉하게 되면 자포에 다시 쏘이게 된다.


두 번째는 따뜻한 식초(5% 아세트산 용액) 물에 수건을 적셔서 환부에 댄다. 연육제나 베이킹 소다를 상처 부위에 바르고 15분 정도 뒤에 씻어내면 해파리의 독을 중화시킬 수 있다. 쏘는 것이 계속 피부에 남아 있다면 면도크림을 발라서 촉수가 크림에 붙도록 하여 날카롭지 않은 도구로 크림을 긁어낸다.  
세 번째로 쏘는 것이 제거되면 지르텍 같은 항히스타민제를 복용하고, 소염진통제인 타이레놀 이나 펜잘 등이 통증을 완화시키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부기를 빼는 데는 벌레물린데 바르는 히드로코르티손(hydrocortisone) 종류의 연고를 바르는 것도 좋다. 통증을 줄이는데 얼음찜질도 도움이 된다. 모든 병이 그렇지만 시간이 지나면 통증도 상처도 모두 자연스럽게 치유가 된다.  

만약에 상처가 심각한 경우라면 예를 들어 눈, 입 주위 또는 호흡곤란을 일으키는 심한 부종이 있는 쏘임의 경우에는 119에 신고하여 응급실을 찾아야 한다. 눈 가까이에 쏘였을 때는 안약(인공눈물) 또는 식염수로 눈을 씻어 주며, 비비지 않도록 주의한다. 응급실에서는 항히스타민제와 스테로이드 정맥주사를 처방할 것이고, 먹는 약은 항히스타민, 스테로이드, 소염진통제 등을 처방할 것이다.


해파리에 쏘였을 때 바르는 응급처치 젤과 해파리에 쏘이는 것을방지하는 선블럭 겸용 로션


약국이 없는 오지에서 해파리에 쏘였을 때 민간처방으로 소변을 바르라고 하는 경우가 있다. 소변의 대부분은 물이며 몸에서 나오는 노폐물이다. 당뇨, 탈수, 또는 약물복용, 저탄수화물 다이어트를 하는 경우라면 사람마다 소변의 노폐물이 달라지며, 해파리에 쏘인 상처를 더 심하게 만들 수 있다. 가장 이상적으로 소변의 요산이 높다면 해파리의 상처를 중화시킬 수 있다고 생각되지만 연구를 통해서 검증된 것은 없다. 사실 사람마다 피부 반응이 다르기 때문에 해파리에 쏘였을 때 시도해 보고 어떤 처치가 자신에게 최선인지 알아보는 수 밖에 없다.

보건복지부에서 배포한 해파리에 쏘였을 때의 응급처리요령 포스터

박건욱
가정의학과 전문의
SSI 강사
GUE Cave1, Tec2 다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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