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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해의 대왕문어(Giant Pacific Octopus)-박정권(2012.01.09)


대왕문어를 노련하게 다루는 나곡수중의 조건환 강사와 이를 촬영하는 장원준 감독과 윤용환 강사


겨울철 동해안 다이빙에서 다이버들을 즐겁게 해주는 것은 대왕문어와의 만남이다. 일반적으로 남해안에서 발견되는 왜문어와 달리 대왕문어는 그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크기에서부터 차이가 있다. 엄청난 크기를 자랑하는 대왕문어들이 수중의 구석진 곳을 차지하고 있는 모습을 구경하는 것은 한편으로는 두렵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아드레날린으로 다이버들을 흥분시키는 도전적인 재미를 느끼게 한다.

엄청난 크기의 문어가 바위 아래에서 나오고 있다.



암반 위를 기어가는 대왕문어


문어와 참문어
우리가 보통 대왕문어라고 부르는 종의 정식 명칭은 그냥 문어(文魚)이다. 영어로 하면 자이언트 태평양 문어(Giant Pacific Octopus)로 캘리포니아 연안에서 우리나라 동해안과 중국해까지 태평양 북쪽 연안을 따라 분포하는 문어이다. 학명으로는 Enteroctopus dofleini 이며, 어민들과 시장에서는 피문어라고 부른다. 이와 달리 크기가 작으며 보통 돌문어, 왜문어라고 불리는 종은 정식 명칭이 참문어이다. 온대에서 열대지역까지 전 세계적으로 분포하기 때문에 영어로는 보통문어(Common Octopus)라고 하며 학명은 Octopus vulgaris 이다.
대왕문어(문어)와 참문어는 구분하기가 쉽지 않은데 참문어는 크기가 커도 팔을 양측을 펼친 길이가 1m를 넘지 않지만 대왕문어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문어 종류들 중에서는 크기가 가장 크다. 과학적으로 검정된 살아있는 대왕문어의 최대 기록은 무게가 71kg이지만, 신빙성이 다소 떨어지는 다른 기록에 따르면 무게 272kg에 팔 길이가 9m나 되는 것도 있었다. 이것이 사실이라면 정말 전설 속의 괴물 크라켄이 맞을 것이다. 다자란 대왕문어의 일반적인 크기는 무게 15kg에 팔길이가 4m가 넘는다.


길이가 4m는 족히 될 것 같은 대왕문어


허공을 날아가는 대왕문어


대왕문어의 생태
대왕문어의 평균 수명은 4년 정도로 수명이 12개월~15개월에 불과한 참문어 보다는 훨씬 오래 살지만 그 크기에 비해서는 수명이 짧은 편이다. 이런 짧은 수명을 보상하기 위해서 대왕문어는 알을 많이 낳는 전략을 구사하는데 암컷은 보통 10만개 정도의 알을 낳아서 지극 정성으로 보살핀다. 쌀알 크기의 알들을 동굴 천정이나 바위 벽 위에 붙여놓고, 끊임없이 출수공으로 물을 뿜어서 산소를 공급하고, 알을 먹으려는 포식자들의 공격을 물리친다. 이렇게 해서 알들이 부화되면 암컷은 체력이 달려서 포식자들을 막지 못해 죽게 된다. 수컷은 짝짓기를 할 때 변형된 다리인 교접완(交接腕, hectocotylus)으로 정자가 들어있는 주머니인 정포(精包, spermatophore)를 암컷의 외투강 속으로 집어넣는다. 대왕문어의 정포는 그 길이가 1m가 넘는다. 수컷 역시 짝짓기를 마치고 몇 달 안에 죽는다. 이들의 산란기는 봄부터 여름까지로 알려져 있다.
동해에서 대왕문어는 수심 65m 내외까지 서식하는데 크기가 작은 문어들은 연중 얕은 수심대에서 관찰되지만 10kg 이상의 성숙한 대왕문어들은 산란기를 즈음하여 얕은 수심으로 올라온다. 따라서 다이버들이 성숙한 대왕문어들을 주로 관찰할 수 있는 때는 설 이후라고 한다.
대왕문어의 먹이는 새우, 게, 전복, 조개, 물고기 등이며 1m 정도 되는 길이의 상어를 잡아먹는 광경이 포착되기도 했다. 반면에 이들은 물개, 수달, 향유고래에게 잡아먹히기도 하는데 가장 위험한 포식자는 역시 사람들이다. 미국과 일본, 한국 등에서 상업적으로 대왕문어를 어획 는데 아직까지 대왕문어에 대해서 연구된 것도 별로 없으며, 멸종위기종으로 보호되고 있지도 않다.


머리통이 엄청나게 크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부착할 곳을 찾아 다리를 뻗치고 있는 대왕문어


대왕문어의 행동
대왕문어는 참문어와 마찬가지로 몸의 안이나 바깥에 모두 뼈가 없어서 매우 좁은 틈 속에 틀어박히거나, 좁은 구멍을 통과할 수 있다. 무척추동물들 중에서 가장 지능이 뛰어난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먹이를 잡을 때는 외투막과 빨판을 이용하여 붙잡는다. 위기에 처했을 때는 먹물을 뿜거나, 피부 색상의 변화로 위장을 하며, 제트 분사로 재빨리 달아나서 숨기도 한다. 유영을 할 때는 다리를 뒤로 하여 날아가지만 멀리 가지 못하고 다시 바닥에 붙어서 바위틈 사이로 숨으려고 한다. 블루링 옥토퍼스처럼 강하지는 않지만 모든 문어는 타액에 독성분이 있다.
대왕문어가 사람을 먼저 공격하는 경우는 거의 없지만 다이버의 몸에 빤짝이는 물체가 있으면 먹잇감으로 생각하여 빨판이 있는 다리를 뻗기도 한다. 문어는 바닥에서 다리가 떨어지면 힘을 못 쓰기 때문에 만약에 문어로부터 공격을 받았을 때는 BC에 공기를 넣어서 부력의 힘으로 상승하면 문어가 스스로 떨어져 나간다. 또한 문어는 순간적으로 다이버를 붙잡을 수는 있지만 지속적으로 힘을 쓸 수는 없다. 그러나 초대형 대왕문어는 힘이 강하여 다이버의 마스크나 호흡기를 빼앗아갈 수 있으므로 거리를 두고 지켜보는 것이 좋다.

허공에 떠서 대왕문어와 춤을 추는 조건환 강사와 촬영하는 장원준 감독


박정권
각종 공모전, 촬영대회에서 수상
양양 남애리에서 신풍해장국 운영
ScubaNet 자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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